증권
`윤종규의 KB` 2년만에 리딩뱅크 탈환
입력 2015-06-19 15:50  | 수정 2015-06-19 20:07
윤종규 회장
KB금융지주가 28일 LIG손해보험 인수를 마무리하고 자산 규모 428조원의 국내 1위 금융그룹으로 올라선다. 지난해 6월 KB금융이 LIG손보 지분 19.47%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지 1년 만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매물로 나올 예정인 국내 증권사 1위 업체인 KDB대우증권(자산 규모 30조원)까지 인수하면 압도적인 1위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KB금융지주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금융당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KB금융의 미국 금융지주회사 자격 취득을 통보했다고 19일 밝혔다. 미국 지점을 보유한 LIG손해보험을 KB금융이 인수하기 위해서는 미국에서 은행과 증권, 보험 업무를 포괄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미국 금융지주회사 승인이 필요하다. KB금융은 오는 24일 LIG손보 임시주주총회에서 인수를 위한 나머지 절차를 마무리 짓고 가칭 'KB손해보험'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로써 자산 규모 405조원(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금융그룹 2위였던 KB금융그룹은 1위 금융그룹인 신한금융그룹(407조원)을 제치고 자산 규모 1위 금융그룹으로 올라서게 된다.
KB금융 전체 자산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75%에서 71%로, 당기순이익 비중은 70%에서 64%로 각각 떨어지게 되면서 비은행 부문 이익기여도가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KB금융의 비은행 비중은 경쟁사인 신한금융그룹보다 여전히 낮은 편이다. 그러나 이르면 8월 예정된 대우증권 매각에서 KB금융이 주인이 될 경우 KB금융은 대형 증권사까지 아우르는 복합 금융그룹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남아 있다. KB금융은 "LIG손보 인수를 통해 계열사인 은행, 카드 등과 복합상품 출시나 교차판매 등 KB금융과 LIG손보 간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 창출이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KB금융그룹을 등에 업은 LIG손보는 마케팅 파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이 가진 1200여 개에 달하는 지점에서 LIG손보 방카슈랑스를 취급하면 단기간에 판매액이 가파르게 올라갈 수 있다. LIG손해보험 관계자는 "암보험이나 실손보험 같은 보장성 보험이 은행 창구에서 많이 팔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를 통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그룹 생명보험사인 KB생명도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보인다. KB생명은 직원 300명, 설계사 400여 명에 불과한 군소 업체다. LIG손보와 KB생명은 다음달을 기점으로 상품 교차판매에 본격적으로 들어간다. 오랜 경험을 갖춘 LIG손보 소속 설계사들이 KB생명이 만든 보험을 팔 수 있다는 얘기다.
최진석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생명보험사보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손보사 인수에 KB국민은행의 남다른 리테일 고객 기반이 결합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LIG손보가 KB금융 자회사가 되려면 KB금융이 자사주 매입이나 유상증자를 통해 LIG손보 지분 10.53%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최진석 애널리스트는 "궁극적으로는 30%를 넘어서 100% 자회사로 만들 가능성이 크다"며 "LIG손보가 연 2000억원씩 버는 회사니까 KB금융의 중장기적 경상적인 이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KDB대우증권 인수설도 나오고 있다. KDB대우증권 관계자는 "KB금융이 LIG손보를 인수한 것도 그룹 내 이익을 높이겠다는 면보다는 그룹사 내 비은행 부문을 확대하고자 하는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그런 전략을 바탕으로) 기존 KB투자증권의 그룹사 내 비중이 작다 보니 KDB대우증권을 인수해 비은행 라인업을 만들려고 한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홍장원 기자 / 정석우 기자 / 김효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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