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중은행 적금 금리 사상 첫 0%대 추락
입력 2015-06-18 17:37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사상 처음으로 금리가 연 0%대인 은행 예·적금 상품이 등장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이 17일자로 고지한 6개월 만기 정기적금 금리가 기존 연 1.1%에서 0.8%로 떨어졌다. 1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 역시 연 1.08%에서 0.93%로 낮아졌다. 연 0%대 이자를 주는 시중은행 예·적금 상품이 나온 건 건국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는 기준금리가 연 2.5%였던 지난해 7월만 하더라도 연2% 안팎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부터 이달까지 네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내리자 예·적금 금리도 가파른 속도로 추락했다.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대다수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는 1%대에 진입했다. 그러다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연 1.5%로 낮추자 사상 첫 ‘0%대 예적금 상품이 출현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적금 금리 0% 시대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뚜렷한 경기회복 같은 기대를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한국 전역에 밀어닥친 메르스 여파로 경기는 큰 충격을 받고 있다.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해야 한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온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장 급한 불을 끄려면 한국은행이 금리를 최대 두차례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며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모든 금융사가‘0% 적금 시대에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까지 씨티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은 6개월 만기 적금 금리를 연 1% 중반대로 유지하고 있다. 18일 기준 외환은행이 연 1.4%, NH농협은행이 1.5% 선이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여기서 더 내려가면 적금금리가 0%대로 떨어지는 건 시간문제다.
현재 정기예금 금리는 이같은 우려를 이미 반영하고 있다. 1개월 만기 기준 우리은행 예금금리는 연 1.05%로 0%대 진입을 코앞에 뒀다. 신한은행(1.2%), IBK기업은행(1.24%)도 사정거리 안에 들어온 상태다.
‘0% 적금 시대 개막은 재테크 전략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적금금리가 연 10%가 넘었던 1990년대에는 은행에 들러 통장을 만드는게 최고의 재테크 수단이었다.
당시 재테크 시장에는 ‘72의 법칙이란게 널리 통용된다. 숫자 72를 연평균 수익률로 나누면 원금이 두 배가 되는 기간을 산출할 수 있는 공식이다. 금리가 연 6%일 때 원금이 두 배로 늘어나려면 12년이 걸린다. 반면 금리가 0%대로 떨어진 지금 적금에 돈을 묻으면 72년을 훌쩍 넘겨야 원금이 두배가 된다. 재테크 수단으로의 적금통장 수명이 다했다는 뜻이다.
결국 앞으로는 은행 적금으로는 재산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구본석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PB센터 팀장은 이제 돈을 불릴 생각이라면 아예 예적금을 쳐다보지 말아야 한다”라며 장기적인 저성장시대를 맞아 리스크 없이는 투자를 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개인 성향에 맞게 주식, 채권, 부동산에 자산을 배분해 돈을 굴려야 물가상승율을 웃도는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뜻이다.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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