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코치진 개편 후 LG…오히려 흔들린 ‘승패–10’
입력 2015-06-16 21:42 
LG 황목치승이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5회초 1사. KIA 강한울의 타구를 잡았다 놓치고 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선수들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LG 트윈스의 한 중고참 선수의 말은 여러 의미를 담고 있었다. 지난 15일 코칭스태프 개편 이후 LG 선수들의 마음은 편할 수 없었다. 이 선수는 16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코치님들만 내려가셔서…”라고 죄송스러운 마음을 내비쳤다.
양상문 LG 감독도 이례적인 선수단 미팅을 통해 감독이 가장 하기 싫은 게 스태프를 바꾸는 것이다. 한 번 만들어 보기 위해 결정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양 감독은 더 이상 떨어지면 안 된다는 판단에 일요일 경기 이후 어렵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LG의 코칭스태프 개편은 분위기 쇄신을 위한 결단이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서용빈 1군 타격코치와 박종호 1군 수비코치, 유지현 1군 주루·작전코치였다. 양 감독은 선수 능력이 갑자기 좋아지겠습니까.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는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효과와 역효과, 두 가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LG는 코칭스태프 개편 후 첫 경기서 후자에 가까웠다. 타격은 큰 변화가 없었고, 오히려 수비가 급격히 무너지며 자멸했다. 3-4 패배. 어이없는 실책이 4개나 쏟아졌다.
LG는 0-0인 2회초 1사 1루서 선발투수 류제국이 최용규를 투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가볍게 병살로 이닝을 끝낼 수 있는 상황. 그러나 류제국의 2루 송구가 크게 벗어났다. 중견수 문선재는 3루까지 뛰는 이범호를 잡기 위해 송구를 했으나 땅볼. 가까스로 2루까지 노린 최용규를 태그아웃시켰다. 이어 김호령의 3루수 땅볼도 양석환이 어려운 동작으로 잡아낸 뒤 어이없는 송구 미스로 선취점을 내줬다. 내야안타로 기록됐으나 실점 없이 이닝을 막아낼 수 있는 두 차례 수비였다.
이어진 3회초에도 실책이 실점으로 연결됐다. 2사 2루서 류제국의 2루 견제가 또 빗나가며 주자를 3루까지 보냈고, 나지완의 적시 2루타에 추가 실점했다. 흔들린 류제국은 김원섭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뒤 이범호에게 적시 2루타를 다시 맞아 0-3으로 뒤졌다.

5회초에도 네 번째 실책이 나왔다. 안정을 찾은 류제국은 1사 후 강한울을 평범한 2루 땅볼로 유도했다. 그러나 2루수 황목치승이 타구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흘렸다. 브랫 필을 병살로 막아내 추가 실점은 없었으나 찜찜한 수비였다. 박종호 수비코치는 1군 경기 첫 날부터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야만 했다.
반전을 꿈꿨던 타격도 달라지지 않았다. 서용빈 타격코치는 경기 전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지도하며 분위기 쇄신을 노렸다. 그러나 8안타를 기록하고도 홈런 한 방에 3점 소득을 제외하면 수차례 득점 기회를 날렸다.
LG 타선은 좌완 에이스 양현종을 상대로 1, 2회 연속 삼자범퇴로 물러난 뒤 3회말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문선재의 병살에 이어 박용택의 초구 좌익수 플라이로 기회는 무산됐다. 4회 1사 1-2루, 5회 2사 1-3루 찬스도 허무하게 날렸다. 8, 9회에도 주자를 내보내고 소득은 없었다.
양현종을 공략하지 못하던 LG는 0-4인 7회말 2사 1-2루 찬스서 박용택이 바뀐 투수 김병현을 상대로 3점 홈런을 때려냈으나 뒤늦은 추격전이었다. 서용빈 타격코치도 영봉패를 막은 박용택의 홈런 한 방에 위로를 받았지만, 웃지 못한 첫 날이었다.
류제국은 6⅔이닝 6피안타 3볼넷 5탈삼진 4실점(3자책)을 기록하며 시즌 4패(3승)째를 당했다. 류제국은 스스로 실책 2개를 저질렀고, 폭투로 쐐기 실점까지 하면서 누구의 탓도 할 수 없는 경기 결과였다.
LG는 코칭스태프 개편에도 3연패에 빠지며 37패(27승1무)째를 당했다. 올 시즌 처음 승패차 –10까지 추락, 5위 한화 이글스와의 승차도 8경기까지 벌어졌다.
LG 류제국이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15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3회초 2사 2루. 2루에 던진 견제구가 뒤로 빠지자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min@maekyung.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