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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 골퍼들의 그림 같은 샷 비법은 이것
입력 2015-06-16 11:54 

푸른 필드 위에서 시원한 스윙을 하는 톱골퍼들의 모습을 보면 한 없이 부러운 게 모든 주말 골퍼들의 마음이다. 그들의 완벽한 스윙을 따라하고 싶어서 레슨도 받고 동영상도 보면서 연습을 해도 따라주지 않는 몸이 원망스러울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근력, 유연성, 운동 신경 등이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매일 연습을 하는 프로골퍼들을 따라한다는 것은 사실 욕심이다. 하지만 한국의 열혈 주말 골퍼들은 쉽게 포기할 사람들이 아니다. 그래서 뽑아봤다. 완벽한 스윙 뒤에 숨겨진 주말 골퍼들이 따라할 수 있는 숨겨진 비법. 올 시즌 필드를 호령하는 톱골퍼의 스윙을 똑같이 따라할 수는 없어도 그들의 ‘스윙 잘하는 법은 벤치마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보경의 바람 속 티샷 - 백스윙 톱에서 그립 움켜쥐지 말고 스윙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개막전 롯데마트 여자오픈 챔피언인 김보경(29·요진건설)은 변화무쌍한 바람이 불어오는 제주에서만 2승을 기록하며 ‘바람에 강한 골퍼로 유명하다.
바람부는 날 티샷의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립을 1인치 가량 짧게 잡고 정타율을 높이는 것. 김보경은 그립을 짧게 잡고 친다는 자체만으로 심리적으로도 편해져 과도한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김보경은 바람 부는 날은 ‘거리는 잊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맞바람 때에는 당연하게 비거리가 줄고 뒷바람 때에는 자연스럽게 거리가 늘어나는데 일부러 더 보내려고 힘을 주면 예상 밖의 미스샷이 나올 수 있다는 것. 김보경처럼 그립을 짧게 잡고 평소처럼 부드럽게 스윙을 하면 볼에 스핀이 적게 걸려 바람의 영향을 덜 받게 된다. 힘이 들어간 채 강하게 임팩트를 하면 백스핀과 사이드 스핀이 평소보다 더 걸려 볼이 휘어지는 정도가 늘어나게 된다.

포인트가 있다. 보통 ‘세게치려고 하는 골퍼들을 보면 백스윙 톱에서부터 그립을 세게 쥐며 다운 스윙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는 힘만 들어가고 스윙 스피드를 끌어올리지 못한다. 일단 손에 힘이 들어가면 코킹이 풀려나오고 방향성과 거리 손해도 많이 본다. 특히 다운스윙을 시작하는 순간 손에 힘을 주면 온몸이 뻣뻣해지며 편안한 스윙이 아니라 임팩트 순간만 힘껏 때리고 스윙이 끊기는 현상도 나온다.
이 때문에 변화무쌍한 바람 속에서도 굿샷을 날리기 위해서는 백스윙 톱에서 손에 갑자기 힘을 주지 말고 몸통 회전으로 스윙을 시작하고 80%의 힘을 유지하며 친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힘이 빠지고 부드러운 스윙을 통해 헤드스피드를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
◆이정민의 아이언샷 - 백스윙 크기 줄이고 망치로 내려치듯 임팩트
남자 골퍼들을 능가하는 ‘아이언 샷 달인을 꼽으라면 올 시즌 벌써 3승을 올리고 있는 이정민(23)이 있다. 이정민의 아이언샷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간결하다.
백스윙은 ‘스리쿼터 스윙. 백스윙을 4분의 3정도만 하고 정확하게 임팩트를 하는 것에만 집중한다. 이정민은 임팩트 때 무조건 강하게 찍어치려는 것이 아니라 백스윙을 작게해 정확하게 볼을 맞추고, 볼 컨트롤을 위해 임팩트 때 힘을 빼고 정확하게 치려고 신경 쓴다”고 설명했다. 임팩트 때 너무 힘을 줘서 볼을 때리면 볼이 튀어나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볼이 날아갈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정민은 아이언샷을 할 때 양팔을 겨드랑이에 붙여 간결하면서도 몸통을 써서 볼을 때리는 스윙을 한다. 임팩트 순간 망치를 내려치듯 손목 스냅을 활용해 가속을 더해 작은 스윙궤도에서도 강한 임팩트를 만들어낸다.
이정민도 예전에는 고질적인 스윙 문제로 고민한 적이 있다. 볼을 강하게 찍어치기 위해 다운 스윙을 너무 가파르게 해서 볼을 치기 때문에 아이언 헤드가 자연스럽게 빠져나가지 못하고 박히는 문제가 있었다”고 말한 이정민은 너무 가파른 스윙보다는 조금 완만하게 볼을 치고난 뒤 폴로스루를 목표 방향으로 가져가려고 교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민표 아이언샷의 포인트는 하체가 단단하게 고정된 상태에서 백스윙이 약간 덜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것이다. 이것이 정상적인 백스윙이다. 대신 임팩트 이후 폴로스로를 길게 가져가고 이 때 머리는 어드레스 위치를 지키도록 하는 것이 좋다.
한 가지 팁 더.톱골퍼들의 아이언샷을 잘 지켜보면 백스윙 톱에서 잠깐 멈추는 듯한 순간이 있다. 백스윙에서 다운스윙으로 동작이 변환되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다.
◆허윤경의 하이브리드샷 - 스탠스 넓게, 체중은 양발에 골고루
KLPGA투어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아쉽게 2위에 머문 허윤경은 긴 거리에서 그린을 직접 공략할 때 23도 하이브리드를 주로 사용한다. 만약 바람이 많이 불어 낮은 탄도의 샷이 필요하다면 4번 아이언을 사용하지만 보통 23도 하이브리드 클럽이 탄도가 높고 런이 적어 그린을 직접 공략하기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허윤경은 볼 위치를 정중앙에서 볼 한 개 정도 왼쪽으로 위치시킨다. 이어 스탠스는 미들 아이언보다 넓게 서서 완만한 경사의 스윙을 할 수 있게 준비한다. 체중은 5대5로 편안하게 서서 자연스럽게 클럽 로프트에 의해 볼이 맞아 나갈 수 있게 한다.
샷을 하기 전에 이미지를 그리는 것이 좋다. 부드럽게 쳐야 하지만 우드가 아닌 아이언과 비슷한 스윙궤도를 생각해야 한다. 쓸어치는 것이 아니라 볼을 약간 눌러치는 다운블로 스윙을 떠올리면 된다. 만약 우드샷처럼 너무 완만한 궤도로 스윙하면 뒤땅을 칠 위험이 있고 반대로 너무 내려치듯 공을 찍어 치면 자칫 감기거나 훅성 구질이 나오기 쉽다. 미스샷을 줄이고 싶다면 임팩트 전후 20㎝ 정도를 직선으로 움직인다는 생각을 하면 된다.
◆고진영의 80m 어프로치샷 - 겨드랑이 힘 주고 80%의 힘으로
올해 KLPGA 투어 2년차로 벌써 2승을 올린 고진영(20·넵스)의 80m 어프로치샷 비법은 ‘80%의 스윙과 ‘겨드랑이 붙이기다. 최대한 스윙을 견고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만약 웨지샷을 다른 아이언샷처럼 한다면 일관성이 떨어져 결국 온 그린에 만족하거나 그린 주변에서 또다시 짧은 어프로치샷을 해야 한다. 이론적인 부분은 똑같다. 고진영도 평소보다 볼을 오른발 쪽에 놓고 친다. 하지만 고진영은 이때 스윙이 아닌 어드레스에 가장 많이 신경 쓴다. 고진영은 (넓은) 그린이 아니라 (정교하게) 홀을 공략해야 하는 9번 아이언부터 58도 웨지샷까지는 80%의 힘으로만 스윙한다”고 설명했다.
100% 스윙을 했을 때의 거리가 자신의 정상적인 거리가 아니라, 80%로 편안하게 쳤을 때 나오는 거리가 자신의 ‘풀스윙 어프로치샷 거리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겨드랑이를 붙이는 것이다.
간결한 스윙을 만든다고 스윙의 크기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양쪽 겨드랑이를 딱 붙이고 스윙을 하면 자연스럽게 몸통 스윙과 깔끔한 스윙을 할 수 있다. 고진영은 어드레스를 할 때 양쪽 겨드랑이에 힘을 주면 스윙 자체를 크게 못 한다. 자연스럽게 스윙이 작아지며 몸통을 이용해 스윙을 하니 스핀도 많이 줄 수 있고 거리를 맞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한 가지 더. 고진영은 클럽이 몸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드레스를 했을 때처럼 클럽이 몸 바깥쪽으로 나가지 않고 몸 안에서 움직여야 스핀양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문경준의 빠른그린 퍼팅 - 연습그린서 볼 굴려보고 퍼팅은 왼손 주도
올해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프로 데뷔 10년 만에 첫 우승의 기쁨을 맛본 문경준(33·휴셈)은 지난해까지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미끄러지며 아쉬움을 남겼다. 문제는 챔피언조에서 느끼는 극도의 중압감과 그에 따른 퍼팅 난조였다.
하지만 ‘유리판 그린으로 무장한 남서울CC에서 정교한 어프로치샷과 신들린 듯한 퍼팅 감각을 앞세워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문경준이 빠른 유리판 그린을 정복한 비법은 ‘연습 그린에서 볼 굴리기다. 문경준은 연습 라운드를 할 때 각 홀마다 오른손 끝에 볼을 들고 굴리며 그린 빠르기와 실제로 그린 위에서 볼이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느꼈다. 연습 그린에서도 마찬가지다. 경사가 있는 곳에서 볼을 2~3개 굴린 뒤 볼이 지나가는 길을 눈으로 확인한다. 그리고 실제로 볼이 굴러간 이미지를 떠올려 퍼팅 연습을 했다.
오른손이 느끼는 거리 감각 또한 좋아졌다. 문경준은 시합 때도 오른손으로 볼을 굴리는 것처럼 해보니 볼이 굴러가는 이미지가 떠올랐다”며 볼이 꺾이는 지점이나 거리에 대한 확신이 더욱 좋아져 자신 있게 퍼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퍼팅 자세도 견고해야 한다. 문경준은 빠른 그린에서 스트로크를 할 때 겨드랑이에 살짝 힘을 줘 팔이 흔들리지 않게 하고 양손의 힘의 분배는 왼손에 조금 더 준다. 왼손이 주도하는 스윙으로 오른손은 거드는 듯한 느낌이다. 문경준은 이렇게 해야 볼이 구르다가 홀 쪽으로 꺾이는 지점까지 정확하게 보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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