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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치 곤잘레스, 부담도 즐기는 무서운 신인
입력 2015-06-13 06:01 
지난 오클랜드 원정 등판은 곤잘레스의 강점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텍사스 레인저스는 2015시즌에도 주전들의 연이은 부상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그러나 분위기는 지난해와 사뭇 다르다. 2014년 60경기를 치른 뒤 지구 선두에 7경기 뒤진 4위를 기록했던 이들은 이번 시즌 60경기를 치른 뒤 1위와 2.5경기 뒤진 2위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 속에는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우완 선발 치치 곤잘레스도 그 중 한 명이다. 첫 선발 등판한 2경기에서 14 2/3이닝 무실점을 기록한데 이어 세 번째 등판이었던 12일 오클랜드 원정에서도 7이닝 1실점의 깔끔한 투구를 했다.
곤잘레스에게 12일 경기는 위기였다. 앞선 두 경기에서 무실점 기록을 이어가고 있던 그는 초반 볼넷과 안타 2개를 허용하며 실점, 무실점 기록이 깨졌다. 이어 스테판 보그트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에 몰렸다.
자칫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 그러나 그는 다음 타자를 병살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고, 7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곤잘레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어떤 투수든 실점을 내주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게 야구라고 생각하고 부담 없이 즐겼다”며 상황을 부담 없이 받아들이고 즐겼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캔자스시티 원정 때 완봉승을 거둔 후 한 방송 리포터가 ‘첫 실점을 허용하면 어떤 느낌일 거 같냐는 질문을 했다. 솔직히 첫 피안타도 그렇고 실점도 그렇고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그저 재밌었다”며 경기의 일부로 생각하고 즐겼다고 말했다.
곤잘레스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1마일로 강속구를 가진 투수는 아니다. 제프 배니스터 감독도 그 같은 구위를 갖춘 신인 투수가 메이저리그에 오면 솔직히 3경기 연속 잘할 거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할 정도.
대신에 그는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의 부담조차 즐길 정도로 튼튼한 정신력과 배짱을 갖췄다. 신인의 그것이라고 하기에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본격적인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앞으로 또 어떤 무서운 모습을 보여줄까.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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