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미토모화학이 리튬이온전지의 주요 부품 중 하나인 세퍼레이터(분리막) 공장을 한국에 신설하기로 했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스미토모화학이 80억~90억엔(약 811억원)을 투자해 2017년 가동을 목표로 한국 공장설립을 준비중이라고 보도했다.
스미토모화학은 신설 공장에서 연간 7000만평방미터 규모의 차량전지용 세퍼레이터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세퍼레이터는 미국 전기차 대기업인 테슬러모터스와 파나소닉이 미국에 건설하는 차량전지 공장에 납품된다.
세계 세퍼레이터시장 점유율이 5~10%인 스미토모화학은 차량전지용 세퍼레이터 분야에서는 30%가 넘는 점유율을 갖고 있다. 한국에 짓을 예정인 세퍼레이터 공장에서는 세계수요의 약 10%에 해당한다. 스미토모 세퍼레이터는 성능과 안전선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스미토모화학은 한국 공장 신설에 맞춰 일본 아이치현 오오에공장의 생산능력도 30% 정도 높일 예정이다. 한일 두 공장을 주력공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한국 투자방식과 입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스미토모화학은 한국 자회사인 동우화인켐을 통해 경기도 평택과 익산에 디스플레이 관련 연구·생산시설을 갖고 있다.
스미토모화학이 한국에 공장을 설립하기로 한 배경 중 하나는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돼 자동차부품 수출 관세가 없기 때문이다. 일본은 현재 미국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을 진행중인데, 일본산 자동차부품의 미국 수출관세의 단계적 철폐를 놓고 미국 자동차업계 반발이 커 진통을 겪고 있는 상태다.
스미토모화학에 앞서 일본의 제과업체인 가루비도 한미FTA로 인해 미국 감자 수입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한국 투자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미FTA가 일본 기업의 한국 투자를 이끌어내는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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