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외국인 또 삼성물산 `사자`…나흘간 300만주 순매수
입력 2015-06-09 17:28  | 수정 2015-06-09 23:36
외국인 투자자들이 하루 만에 삼성물산 주식을 다시 매수하고 나섰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에 반대 의견을 표명한 이후 4거래일 동안 하루를 제외하곤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됐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삼성물산 주식 50만6600주를 매수했다. 주식 매수 금액은 347억원 규모다. 반면 이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66억원과 181억원어치를 매도했다. 이 여파로 삼성물산 주가는 전날보다 3.55% 미끄러진 6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쳐 이틀 새 10% 넘게 추락했다. 외국인 자금이 몰리면서 삼성물산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던 종목으로 집계됐다. 2위인 포스코(126억원) 순매수 금액보다 2.8배 많은 액수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높은 33.97%로 상승했다.
시장 시선은 이날 삼성물산 주식에 대한 외국인 매매 동향에 쏠렸다. 다음달 17일 개최되는 합병 관련 임시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이날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주총에 참석할 주주를 확정하기 위해 11일 주주명부를 폐쇄할 예정이다. 주식을 매수하면 이틀 뒤 주식이 계좌에 입고돼 9일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외국인들은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반대 의견을 밝힌 지난 4일부터 4거래일 동안 모두 297만6381주(지분율 1.9%)를 매집했다. 매수 금액으로는 2096억원어치다. 특히 이 기간에 특정 투자자 1곳이 삼성물산 지분 1.8%를 집중 매집한 것으로 파악돼 삼성 측을 긴장시켰다. 엘리엇과 뜻을 같이하는 외국 기관에서 주식 추가 매수가 어려운 엘리엇 대신 주식을 매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들 외국인은 다음달 주총까지 계속될 삼성과 엘리엇 간 갈등 국면에 편승해 차익을 내려는 목적으로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합병에 부정적인 여론이 많은 외국인들이 매수에 나서자 삼성물산이 자사주를 매각해 우호 주주를 확보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자사주 매각은 대규모 물량이어서 장외에서 블록딜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주 명부가 확정되는 11일까지 결정하면 된다.
[오수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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