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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공격진 짊어진 ‘9경기’ 이정협의 책임감
입력 2015-06-08 17:09 
이정협(가운데)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미얀마전에 나설 원톱 후보 가운데 가장 많은 A매치를 뛰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미얀마전의 초점은 승리보다 스코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공언한 ‘시원한 축구로 얼마나 많은 골을 터뜨리느냐다. 다들 낙승을 의심치 않고 있다.
그러나 불안요소는 있다. 주축 선수의 이탈과 부상자 속출만이 아니다. 밀집 수비를 허물어야 할 경험 많은 공격수가 없다.
슈틸리케 감독의 구상에 원톱으로 활용 가능한 자원은 이정협(상주 상무)과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이다. 그리고 때에 따라 강수일(제주 유나이티드)까지 투입 가능하다. 이들의 A매치 기록은 9경기 3골. 모두 다 이정협의 기록들이다. 이용재와 강수일은 0부터 시작하는 단계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래, 가장 경험이 부족한 공격진이다. 이정협이 주전 입지를 굳히고 있다 해도, 그가 소집된 이래 명단과는 차이가 있다. 지난 1월에는 이근호(엘 자이시)와 조영철(카타르 SC)이, 지난 3월에는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있었다. 당시 이정협보다 많게는 70경기(이근호), 적게는 10경기(조영철)를 더 뛰었다.
이들은 산전수전 겪으며 쌓은 경험을 ‘초짜 이정협에게 전수했다. 그리고 이정협이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이제는 정반대의 위치다. 이정협이 ‘초짜 이용재와 강수일을 챙겨야 하는 꼴이다. 지난해 12월 제주도 전지훈련에서만 해도 나란히 출발선에 섰지만 7개월 뒤 위치는 다르다. 9경기에 나가 3골이나 넣은 이정협은 저만치 앞서있다.
자신감이 생기니 여유까지 생겼다. 더 큰 선수로 성장했다. 최근 득점 감각까지 절정이다. 지난 3일 K리그 챌린지 경남 FC전에서 생애 첫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사흘 뒤 부천 FC전에서 정강이를 다쳤으나 심각하지 않다.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할 수 있다. 이정협은 스스로 ‘최상의 몸 상태라고 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부담감과 책임감이 클 이정협이다. 스스로 태극마크를 단 이후 익숙하지 않은 풍경이다. 더욱이 위기의 순간, 이동국(전북 현대), 김신욱(울산 현대) 같은 베테랑 공격수를 찾는 목소리가 나올 게 자명하다.
‘제1의 이정협도 모자라다는 이정협에겐 자극제다. 이정협은 아직도 내가 형들보다 많이 부족하다. 제2의 이정협이라는 말은 낯설다. 아직 그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나부터 잘 해야 하고 좋은 경기력을 발휘해야 한다”라며 다부진 각오를 내비쳤다.

미얀마는 이정협이 A매치 선발 출전한 경기의 상대(호주, 우즈베키스탄, 이라크)보다 약하다. 밀집수비 전술을 상대하는 것도 처음이다. 첫 경험이라 시행착오가 있을 수도 있으나, 뚫을 자신감은 넘쳤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를 살려 ‘우려를 씻어내고 싶은 소망도 전했다. 자신의 입지를 단단히 할 수 있는 기회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경험은 없지만 패기는 넘치며, 그게 자신이 가진 가장 큰 무기라고 강조했다. 이정협은 나를 비롯해 공격진이 젊다. 경험이 부족하나 패기로 똘똘 뭉쳐 제대로 보여주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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