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빛을 보지 못했을 뿐, 충무로에는 수많은 영화감독과 신인 배우들이 존재한다. 독창적인 연출력과 자연스럽고 섬세한 연기력에도 그놈의 ‘대중성 때문에 알려지지 않아 그저 아쉬운 상황. 대중의 사랑과 관심이 절실한 이들을 소개함으로서 존재를 알리고 한국영화의 발전 가능성까지 널리 알리고자 한다. <편집자 주>
[MBN스타 여수정 기자] 다시 태어나도 무조건 배우가 될 거예요.”
영화 ‘간신은 캐스팅 단계부터 화려했다. 김강우와 주진모, 천호진, 임지연, 이유영, 송영창, 조한철, 차지연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했고, 이보다 조선 팔도의 1만 미녀를 강제 징집했던 ‘채홍을 재조명한 만큼 여자들을 나라에서 관리하는 기생으로 구분한 ‘운평 캐스팅이 가장 큰 관심을 모았다.
1만 미녀 운평 덕분에 개봉 전부터 ‘간신엔 많은 기대치가 쏠렸고, 외모와 몸매 모두 완벽한 여배우들을 어떻게 한자리에 모았는지 궁금증까지 높였다. 같은 의상과 머리스타일 때문에 비중이 큰 임지연과 이유영을 제외하곤 운평 중 아무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게 사실이다. 게다가 운평 역에는 개별 이름과 등장 대신 무리로 등장해 아름다운 비주얼을 강조하기만 했다.
그러나 운평 중 개별 이름이 있거나 짤막한 대사를 내뱉는 이들도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신예 최예윤이다. 뮤지컬, 연극에서는 나름대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내비치고 있는 그가 ‘간신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최예윤은 ‘간신에서 1만 미녀 운평 중 용봉각기생 소향 역을 맡았다. 왕에게 간택되기 위한 많은 시험 중 음식을 맛보는 과정에서 그가 짧지만 꽤 비중있게 대사를 내뱉으며 등장한다. 이외에도 배에 물고이게 하기 등 다양한 시험을 치르며 운평으로서 제 몫을 다해냈다.
운평 역끼리 서로 도와주며 예쁜 한복도 많이 입고 열심히 촬영했다. 다들 여자였기에 수다도 많이 떨었고 자매처럼 정말 친하게 지냈다.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기도 했다. 다만 날씨가 너무 추웠는데 한복이 얇아서 힘들었다. 수상 연회장면이 정말 촬영하기에 힘들었다. 날씨도 추웠는데 물까지 정말 차갑더라. 그러나 찍으면서도 예쁘다고 생각했다. ‘간신을 보는 내내 촬영 당시 힘들었고, 즐거웠던 기억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 잊지 못할 것 같다.”
사진=김승진 기자
앞서 최예윤은 ‘바둑티비 리포터를 비롯해 EBS ‘노노클럽 보조 MC, 연극 ‘내꺼하자 ‘쩨쩨한 로맨스 ‘뮤지컬 스페셜 레터 음악극 ‘백야 ‘미라클 ‘운수 좋은 날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어 등에 출연한 바 있다. 공연으로 다져진 실력이 고스란히 ‘간신에 묻어났고, 대놓고 그의 실력이 보이는 건 아니지만 묵묵히 뒤에서 운평으로서의 한 자리를 지켰다.공연만 하다가 ‘간신으로 영화 오디션을 처음 봤다. 평양 사투리를 공부했었는데 다행히 오디션에서 사용할 수 있었다. 운이 참 좋았던 것 같다. (웃음) 오디션 당시 떨리기 보다는 재미있었고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걸 다 보여줬다. 판소리 ‘춘향가도 불렀다. 첫 영화임에도 행복하게 찍었고, 정말 좋은 배우와 감독을 만나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촬영했다. 카메라 감독님의 도움도 받았는데, 덕분에 좀 더 신경을 쓰고 연기하게 됐다. 선배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됐고, 아우라를 느꼈다. 난 정말 행운아다.”
사진=스틸, 리멤버미디어
자신을 ‘엄청난 행운아라 칭했지만,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행운이 올 리 없었을 것이며, 당당함과 자신감을 무기 삼아 자신을 어필했기에 행운을 잡은 게 아닐까 싶다. 특히 최예윤은 2007년도 안산 대부도 포도아가씨의 수상 경력도 있다. 이 역시 당당함으로 무장했기에 누린 선물인 셈이다. 도도한 얼굴과 반대로 자신감 넘치는 성격이 ‘반전을 선사하기도 했다. 연극의 참 맛을 일찌감치 알았던 최예윤은 고등학교 때 연극부를 만들어 달라”고 제안했고 몇 명의 인원을 모아오면 해주겠다”는 선생님의 말에 연극부 만들기에 솔선수범했다. 직접 인원을 꾸렸고 연기, 연출 등을 도맡으며 연극부를 만들어 공연까지 올렸다. 그의 자신감 넘치는 성격을 알 수 있는 일화이다.이때부터 최예윤의 연극 사랑을 시작됐고 지금까지도 쭉 계속되고 있다. 많은 인원이 무대에 모이지 않아도 단 한명의 관객을 위해서라도 공연을 한다는 그. 그리 순탄치 않은 연극배우의 길임에도 행복하다며 다시 태어나도 배우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공연은 연습하는 과정이 즐겁고 행복하다. 반대로 영화는 촬영 전에는 많은 고민이 들지만 막상 현장에 가면 정말 즐겁다. (웃음) 힘들어도 계속 연기를 하고 싶은 건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이다. 이게 정답 같다. 지인들이 내게 ‘무대에서 행복하게 보인다고 말하더라. 그때 가장 행복하며 난 다시 태어나도 배우가 될 것이다. 집이 시골인데 영화관도 멀다. 그럼에도 아버지가 영화관에 처음으로 가셔서 ‘간신을 봤다더라. 정말 감동이었고 뿌듯했다.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사진=김승진 기자
배우로 성장하는 게 돌담이라면 최예윤은 지금 돌담을 쌓을 돌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도 공연과 영화, 드라마 출연을 병행하며 좀 더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알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나의 색이 잘 보이는 역할을 연기하는 게 가장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배우라면 주어진 모든 색을 돋보이게 하는 게 아닐까 싶다. 난 믿고 보는 배우가 되는 게 목표이며 그런 배우가 되는 게 소망이다. 또한 작품과 캐릭터, 대사, 동료를 사랑할 줄 아는 배우가 되고 싶다. 과거 ‘배우는 관객에게 감동을 주는 연기를 해야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후 하나의 대사를 다른 톤으로 100번씩 연습하곤 한다. 대사가 정말 소중하다는 걸 느낀다. 누군가가 나의 대사를 듣고 감동받을 날이 왔으면 좋겠다. (웃음)”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