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부터 70여 차례에 걸쳐 서울 관악구 낙성대역 일대를 그래피티로 도배한 그라피스트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8일 ‘마커(marker)와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주인의 허가 없이 건물과 시설물 등에 낙서를 한 국내 유명 그래피스트 전 모씨(37)와 이 모씨(28)를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불구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전씨는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해 현재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15년 전 독학으로 그라피티를 시작해 현재 국내에서 손꼽히는 그래피스트 중 한 명이다. 전씨는 지난해 7~10월 경기도미술관에서 주최한 ‘거리의 미술 - 그래피티 아트전의 그래피티 코너에 자신의 작품도 출품하는 등의 경력도 갖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전 씨는 지난 3월 2일 관악구 봉천동의 한 건물 주차장 출입문에 자신의 상징인 ‘SPIV를 그림으로 형상화한 대형 그래피티를 비롯해 우체통, 버스정류장 등에 그래피티를 그려놨다. 이 씨는 10여년 전 유명 그래피스트인 전씨의 작업장을 찾아간 뒤로 알게됐고 지난 4월말 전씨와 함께 상가건물과 신호등제어기 등에 그래피티를 그렸다.
이들은 경찰에 술을 마신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저지른 일이며 길거리에 많은 낙서들과 외국인들도 그래피티를 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들의 행동이 불법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그래피티를 거리예술로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작품성을 떠나 건물 소유주 등 허락 없이 이뤄진 낙서는 명백한 불법행위로 형사 및 민사상 책임을 진다”고 시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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