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 증시의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시장 지수 편입을 추진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중국 A주(내국인 투자 전용주식)의 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 여부 결정에 따른 충격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와 거래소는 지난주 임종룡 위원장과 최경수 이사장 명의로 MSCI에 편지를 보내 지수 편입의 전제조건인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수 편입을 요청했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거래소 관계자들은 지난달 미국 뉴욕 MSCI 본사를 방문해 한국 증시의 MSCI 선진시장 지수 편입 당위성을 설득했다. MSCI 최고위관계자도 최근 금융당국을 방문해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 노력에 대해 정부 입장을 들었다.
우리나라가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올해 검토대상(Watch List)에 올라가야 다음해부터 지수 편입 여부를 결정받을 수 있게 된다. 한국은 2008년 검토 대상에 올라간 후 이듬해부터 6년 연속 선진시장 지수 승격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지난해엔 이 대상에서도 탈락해 올해 편입 심사 대상에서 아예 빠진 상태다.
한국이 선진시장 지수에 올라갈 수 없었던 이유는 MSCI가 지수 편입조건으로 내건 원화와 외화 환전 편의성 제고, 외국인 투자등록제 폐지 등을 수용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서 선진시장 지수 편입을 위해 외환시장을 전면 개방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편입을 위해 굳이 무리하진 않는다는 게 솔직한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행보는 그동안 소극적인 태도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임종룡 위원장과 최경수 이사장 명의로 MSCI에 편지를 보내고, 정부 관계자들이 직접 미국 뉴욕 MSCI 본사를 방문한 것은 선진지수 편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원·달러 야간선물 시장 개설, 원·위안화 직거래 개시 등 그동안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 벌인 노력을 MSCI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 노력에 대해 MSCI에서 긍정적인 답변들을 들었다"며 "올해 선진지수 검토대상에 다시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MSCI는 세계 증시를 △선진시장(23개국) △신흥시장(23개국) △프런티어시장(32개국) 등 3개 그룹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상하이 선전 B주·홍콩 H주)은 신흥시장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MSCI와 세계 증시 지수업계를 양분하는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가 최근 신흥시장 지수에 중국 A주를 포함한 만큼 MSCI도 비슷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최대 펀드운용사인 뱅가드도 중국 A주를 신흥시장 펀드에 이미 포함시킨 상태다.
금융투자업계는 MSCI 신흥시장 지수에 중국 A주가 들어올 경우 한국 증시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측한다. MSCI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규모를 정확히 모르는 만큼 전망이 어렵긴 하지만 최소 96억달러(약 10조원)에서 많게는 474억달러(약 48조원)에 이르는 글로벌 자금이 한국 증시에서 유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다른 나라들이 그랬던 것처럼 중국 A주도 MSCI 신흥시장 지수에 향후 5~6년 순차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중국 A주가 5% 반영되면 국내 주식 비중이 0.2%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단기간 유출되는 글로벌 자금이 6억(약 6000억원)~30억달러(약 3조원)에 불과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하지만 외국인 자금이 지수흐름을 결정하는 한국 증시 특성상 'MSCI 충격'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다. 한국 경제는 세계 10위권으로 도약했지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등과 신흥시장으로 한데 묶여 있다. 이 때문에 미국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등 글로벌 악재 때마다 외국 자금 유출이 상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A주까지 들어오면 국내 증시에 큰 악재가 발생하는 셈이다.
일각에선 한국 증시가 선진시장 지수로 승격되면 국내시장을 찾는 외국 자금이 늘어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대개 선진시장 지수에 투자되는 글로벌 자금 규모가 신흥시장 대비 5~10배 많기 때문이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비중이 신흥시장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가량인데 선진지수로 옮겨가면 적어도 2%는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10조~20조원의 추가 유입 여력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용어 설명>
▷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 : 주식 채권 등 글로벌 최대 지수 산출기관이 제공하는 지수. 전 세계 지수사업에서 45%의 비중을 차지해 FTSE-러셀(점유율 30%)과 양분하고 있다. 유럽계 펀드가 주로 쓰는 FTSE보다 글로벌 자산운용업계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MSCI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규모는 세계적으로 약 7조~8조달러(약 7000조~8000조원)로 추산된다.
[박준형 기자 /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리나라가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올해 검토대상(Watch List)에 올라가야 다음해부터 지수 편입 여부를 결정받을 수 있게 된다. 한국은 2008년 검토 대상에 올라간 후 이듬해부터 6년 연속 선진시장 지수 승격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지난해엔 이 대상에서도 탈락해 올해 편입 심사 대상에서 아예 빠진 상태다.
한국이 선진시장 지수에 올라갈 수 없었던 이유는 MSCI가 지수 편입조건으로 내건 원화와 외화 환전 편의성 제고, 외국인 투자등록제 폐지 등을 수용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서 선진시장 지수 편입을 위해 외환시장을 전면 개방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편입을 위해 굳이 무리하진 않는다는 게 솔직한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행보는 그동안 소극적인 태도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임종룡 위원장과 최경수 이사장 명의로 MSCI에 편지를 보내고, 정부 관계자들이 직접 미국 뉴욕 MSCI 본사를 방문한 것은 선진지수 편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원·달러 야간선물 시장 개설, 원·위안화 직거래 개시 등 그동안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 벌인 노력을 MSCI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 노력에 대해 MSCI에서 긍정적인 답변들을 들었다"며 "올해 선진지수 검토대상에 다시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MSCI는 세계 증시를 △선진시장(23개국) △신흥시장(23개국) △프런티어시장(32개국) 등 3개 그룹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상하이 선전 B주·홍콩 H주)은 신흥시장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MSCI와 세계 증시 지수업계를 양분하는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가 최근 신흥시장 지수에 중국 A주를 포함한 만큼 MSCI도 비슷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최대 펀드운용사인 뱅가드도 중국 A주를 신흥시장 펀드에 이미 포함시킨 상태다.
금융투자업계는 MSCI 신흥시장 지수에 중국 A주가 들어올 경우 한국 증시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측한다. MSCI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규모를 정확히 모르는 만큼 전망이 어렵긴 하지만 최소 96억달러(약 10조원)에서 많게는 474억달러(약 48조원)에 이르는 글로벌 자금이 한국 증시에서 유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다른 나라들이 그랬던 것처럼 중국 A주도 MSCI 신흥시장 지수에 향후 5~6년 순차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중국 A주가 5% 반영되면 국내 주식 비중이 0.2%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단기간 유출되는 글로벌 자금이 6억(약 6000억원)~30억달러(약 3조원)에 불과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하지만 외국인 자금이 지수흐름을 결정하는 한국 증시 특성상 'MSCI 충격'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다. 한국 경제는 세계 10위권으로 도약했지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등과 신흥시장으로 한데 묶여 있다. 이 때문에 미국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등 글로벌 악재 때마다 외국 자금 유출이 상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A주까지 들어오면 국내 증시에 큰 악재가 발생하는 셈이다.
일각에선 한국 증시가 선진시장 지수로 승격되면 국내시장을 찾는 외국 자금이 늘어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대개 선진시장 지수에 투자되는 글로벌 자금 규모가 신흥시장 대비 5~10배 많기 때문이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비중이 신흥시장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가량인데 선진지수로 옮겨가면 적어도 2%는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10조~20조원의 추가 유입 여력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용어 설명>
▷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 : 주식 채권 등 글로벌 최대 지수 산출기관이 제공하는 지수. 전 세계 지수사업에서 45%의 비중을 차지해 FTSE-러셀(점유율 30%)과 양분하고 있다. 유럽계 펀드가 주로 쓰는 FTSE보다 글로벌 자산운용업계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MSCI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규모는 세계적으로 약 7조~8조달러(약 7000조~8000조원)로 추산된다.
[박준형 기자 /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