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지역 126개 학교가 8일 일제히 휴업에 들어가고 이날부터 서울 모든 학생들은 발열 체크가 이뤄진다. 메르스 주요 증상 중 하나가 고열이고 학부모의 불안감이 극에 달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방에선 세월호 대참사 이후 1년 여만에 또 다시 각종 행사가 취소되고 마을이 통째로 격리되는 등 ‘엎친데 덮친격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7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관련해 서울 강남지원청 산하 강남·서초구 126곳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대해 8일 휴업령을 내렸다.
기존에 함께 논의됐던 이 지역 중학교는 학교장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또 학생 발열체크 등 메르스에 대한 교육청 차원의 능동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오후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메르스 관련 긴급대책회의에서 수동적 예방에서 능동적인 예방 단계, 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객관적인 위험 정도도 중요하지만 학부모님들의 불안 정도도 굉장히 중요한 판단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격려차 회의장을 찾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교는 사회 일반보다 월등한 방역이 시행돼야 하므로 더 적극적인 예방 방역 조치를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교육 당국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강남을 포함해 휴업을 결정한 전국 학교 수는 7일 기준으로 1270여곳에 달했다.
메르스로 인한 피해는 지방으로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전북 순창군의 한 마을은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 A씨가 머물렀던 곳으로 A씨가 자가격리 조치를 어기고 이곳으로 오면서 해당 지역이 통제돼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이곳의 한 주민은 ‘청정 순창 이미지가 크게 나빠졌다”며 방역 당국이 지난 5일부터 주민들을 격리했다”고 밝혔다. 메르스 사태 이후 마을 전체 출입이 통제된 것은 이곳이 처음이다.
방역당국은 격리주민 160여명을 상대로 매일 두 차례 방문해 발열을 확인하고 접촉자 등을 세밀히 관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의 글로벌 문화교류 행사인 ‘실크로드 경주2015도 메르스로 인해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메르스가 낙타와의 접촉으로 인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행사 포스터가 ‘낙타를 소재로 제작된 데다 마스코트도 낙타로 정해져 난감한 처지에 빠진 것이다. ‘실크로드 경주2015 는 올해 초 낙타가 부각된 포스터를 당선작을 선정하고 이를 홍보용 포스터로 활용 중이다. 도는 낙타가 실크로드를 통해 비단을 팔러 가는데 중요한 이동수단이었다는 점에서 이를 홍보용 포스터로 결정했다. 그러나 메르스 확산이 계속될 경우 행사는 물론 경주를 찾는 국내외 방문객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관계자는 이제와서 홍보 포스터를 바꾸기는 어렵다”며 지금은 사태를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작년 세월호 참사 이후 심각한 운영난을 겪었던 충북 도내 수련시설이 이번에는 중동 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날 충북청소년종합진흥원 청소년활동진흥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전국적으로 메르스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도내 45개 수련시설(공공 23개, 민간 22개)에 예약 취소가 줄을 잇고 있다. 6~7월 예약 건수 가운데 80% 이상 취소됐다는 게 센터 측의 설명이다. 앞서 도교육청은 지난 3일 각급 학교에 ‘메르스 확산으로 주의 단계가 발령됨에 따라 수학여행과 체험학습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 학교는 운영위원회를 열어 체험학습 계획을 철회한 것이다.
일부 수련원은 당장 인건비 조차 감당할 수 없어 직원들을 해고해야 하는 입장이다. 제천의 한 수련원 관계자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 여파로 45명의 직원을 권고사직했다가 올해 사정이 나아져 일부 직원을 복직시켰는데 뜬금없는 메르스로 또다시 이들을 내보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홍구 기자 / 우성덕 기자 /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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