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코스피는 변동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치 못했던 메르스(MERS) 타격은 제쳐두더라도 증시 흐름을 결정지을 각종 이벤트들이 몰려있기 때문이다. 대략 꼽아봐도 △석유수출국기구 총회 △MSCI 정기 리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증시 가격제한폭 확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유럽연합 정상회담 등 즐비하다. 하나같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6월 증시를 덮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금융투자업계가 증시를 보는 시선도 조심스럽게 바뀐 상황이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에게 6월 및 하반기 증시전망과 투자전략을 들었다.
- 코스피가 오르는 듯 하다가 상승세가 약해졌다. 6월과 하반기 전망 어떻게 보나?
▶박연채 센터장= 코스피가 6월부터 조정이 시작할 전망이다. 6월 FOMC 회의에서 미국 통화정책 변화가 나타나면서, 9월 미국 금리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지속됐던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변화된다는 점을 의미한다. 유동성 환경 변화에 대한 경계심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미국 금리인상이 이루어진 다음엔 오히려 시장 불확실성이 줄어들어 10월부터는 코스피가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조용준 센터장= 6월 국내 증시는 환율, 유가, 금리, 수급 변동성이 모두 높아지면서 하락 압력이 강할 것이다. 하지만 하반기 전체로 보면, 저금리와 저유가 효과로 기업 이익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상황이 나쁘진 않다. 미국 금리인상 직전(개인적으론 9월로 예상한다)까지 달러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어 수출기업 가격 경쟁력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상화 센터장= 미국 금리인상 영향은 시장에 사전적으로 반영되어왔기 때문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오히려 미국이 실제로 금리를 올리면 불확실성이 사라지기 때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런 부분이 가시화될 3분기 이후부터는 국내증시의 회복국면도 기대된다. 유럽과 중국이 경기부양을 계속하고, 상반기에 우리나라에서 금리를 내린 효과가 내수경기에 본격 반영된다는 점도 우호적이다.
- 코스피의 위협요소는 무엇인가
▶이종우= 선진국 주식시장이 높은 주가를 견디지 못하고 조정에 들어갈 경우 코스피도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이런 상황이 하반기까지 지속될 경우 국내 기업실적이 악화되고 경기까지 둔화될 가능서을 배제할 수 없다. 엔저가 계속돼 자동차 등 환율 관련주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
▶이상화= 그리스 부채협상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아직 본격적으로 떠오르진 않았지만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도 잠재된 위협요인이다. 메르스가 장기화 된다면 역시 증시엔 좋지 않다.
▶박연채= 글로벌 유동성 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장 큰 위협요인이다. 미국 금리인상, 그리스의 디폴트 발생 우려, 중국의 MSCI 이머징 지수 편입에 따른 외국인 수급악화 등 관련 이벤트가 많다. 중국경제와 일본경제 사이에서 샌드위치 모습을 보이는 국내 산업계의 경쟁력 약화 등도 꼽을 수 있다.
- 코스닥 상승세는 어디까지 보나
▶조용준= 단기로 조정받을 위험이 있다. 가격제한폭 확대가 15일 시행되면 중소형주 거래량이 위축되고,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더 타격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전망은 밝다. 최근 글로벌 경제를 이끌어가는 성장동력이 B2C와 관련된 소비라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분야 기업은 코스닥에 많이 몰려있다.
▶이종우= 지수 전체가 올라가는 상황은 오래 지속되기 힘들다. 750을 넘기기가 어렵지 않을까. 다만 종목간 순환매를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종목이 부상하는 형태로 명맥을 유지하는 것은 가능해 보인다.
▶이상화= 750포인트 내외 수준에서 왔다갔다 하지 않을까.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코스닥이 타격받기 전 수준으로 돌아간다고 보면 된다.
- 현재 증시에서 추천할 만한 종목이나 업종이 있다면?
▶박연채=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은행, 자동차 업종을 추천한다. 중소형 성장주 투자는 ‘기대감에서 ‘실적으로 초점을 돌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중국 소비 관련주의 경우에는 선두업체로 압축하고, 소비 관련 업종의 확산 및 실적 가시성이 확보되고 있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상화= 헬스케어는 고령화 트렌드와 국내 업체들의 해외진출이 활발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속적 관심이 필요하다. 실적 위주로 좁혀보면 화학(롯데케미칼 등)과 정유(SK이노베이션) 등이 유리하다. 저유가 트렌드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조용준= 단기적으로는 미국 소비경기 모멘텀 회복에 힘입어 IT업종이 수혜 입을 수 있다. 관심 가질 만 하다. 중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중국 소비효과를 바탕으로 한 화장품, 여행, 음식료, 미디어 등이 유망하지 않을까 싶다. 제약·바이오 업종도 꾸준한 외형성장이 예상된다..
- 영역 더 넓혀서 추천하고 싶은 증시 관련 상품이 있다면
▶이상화= 미국 금융주 섹터펀드와 관련ETF 추천한다. 금리인상되면 순이자마진(NIM)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중국 쪽에선 환경 관련 테마펀드와 ETF 주목할 만 하다. 중국에서 환경에 대한 관심은 계속 높아질 것이다.
▶박연채= 역시 미국 금융주 ETF를 추천한다. 미국 은행들의 건전성이 회복되고 있고 금리인상 효과까지 볼 수 있다. 미국 31개 은행들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Fed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모두 통과했다. 자사주 매입 및 배당증가도 예상된다.
▶이종우= 단기로는 엔화 자산 관심 가질 만 하다. 달러 강세가 막바지에 진입해 엔화 약세가 더 심해질 가능성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달러가 약세로 전환되기 전까지를 가정했을 때다.
- 9일로 예정된 MSCI 정기 편입변동에서 중국 A주가 들어간다면 국내에 영향 얼마나 있을까?
▶이종우= 금융투자업계 예상처럼 5% 부분편입부터 시작한다면 영향이 크진 않을 것이다.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것처럼 국내 자금이 중국시장으로 들어갈 수 있지만 규모가 5조원 내외에 그칠 것이다. 5조원은 시가총액대비 0.4% 정도 밖에 안된다.
▶조용준= 5% 부분편입된다면 국내 비중은 0.3%에서 0.4%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액 기준으로 보면 1조~4조원이다. 게다가 실제 편입이 내년 5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 자금이 한 번에 유출되기보단 조금씩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박연채= 편입되더라도 아마 5%부터 시작할 것이다. 이럴 경우 빠져나갈 수 있는 자금은 5조원 정도다. 영향을 줄 수준은 아니다. 물론 장기로 봐서 100% 편입까지 보면 22조원까지 가능하다. 10년 가까운 시간이 걸린다고 감안해도 물론 호재는 아니다. 하지만 증시에 엄청난 충격을 줄 정도도 아니라고 본다.
- 15일 계획된 가격제한폭 변경은 증시에 어떤 영향 미칠까. 혹시 수혜주는 있을까
▶박연채= 가격제한폭 초기엔 단기 급등한 코스닥 종목에 대해 차익실현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신용잔고가 많은 종목은 변동성이 다소 커질 것이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돌이켜보면 가격제한폭 변경 자체가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수혜주가 있다고 보기도 딱히 어렵다. 거래량이 조금 증가할 수 있으리라 보지만 거래대금 확대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증권주의 수혜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상화= 중립적 영향이 예상된다. 다만 신용거래 많은 종목은 일부 부정적인 현상 나타날 수 있다. 대신 애널리스트가 커버하는 종목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보가 적은 회사에 대한 불안심리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금융투자업계가 정기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올라갈 것이다. 수혜주라면 이 정도 꼽을 수 있지 않을까.
▶조용준= 신용융자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은 투자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으로 판단한다. 증시 흐름을 중장기로 결정하는 것은 기업 실적과 글로벌 경기다. 다만 2분기 실적발표가 7월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변동폭 확대와 맞물려 어닝서프라이즈 기업과 어닝쇼크 기업의 변동성은 조금 커질 것이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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