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윤종규號의 자신감…KB가 독해졌다
입력 2015-06-04 17:41  | 수정 2015-06-05 10:11
KB가 독해졌다. 저금리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와 경기 부진으로 금융권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당장 수천억 원의 비용이 드는 중장기 투자에 '올인(all-in)'하고 있다.
지난 2일 코스피시장에서 KB금융 주가는 3만9850원에 마감했다. 이는 경쟁사인 신한지주(4만550원)보다 700원 낮은 수준이다. 이날은 군인공제회가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을 연간 35만 장병이 가입하는 '나라사랑카드' 사업자로 선정한 날이다. KB국민은행 입장에서는 당장 400억원 안팎 비용이 들지만 저출산 고령화 시대의 잠재 고객인 젊은 고객을 사로잡겠다는 야심 찬 도전이다.
금융감독원 중징계 결정에도 물러나지 않고 있던 임영록 당시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KB금융지주 이사회가 사퇴를 권고했던 지난해 9월 15일 KB금융과 신한지주 주가 격차는 1만2600원에 달했다. 같은 해 11월 윤종규 KB금융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이 취임한 이후 두 금융그룹의 주가 격차는 수천 원대로 떨어진 이래 최근 1000원 안팎을 맴돌고 있다.
이처럼 KB금융이 활기를 되찾고 있는 것은 단기 실적을 과감히 외면하고 수익을 동반한 중장기 성장전략에 초점을 맞춘 윤종규 회장의 경영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이달 초 1121명 규모로 5년 만에 단행될 대규모 희망퇴직도 3000억원 안팎의 단기 비용이 필요하다. 고참 행원들이 많은 고질적인 항아리형 인력 구조를 영업력 강화를 위한 피라미드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KB국민은행은 이 같은 희망퇴직을 매년 실시할 예정이다.
수십억 원대 투자를 감행한 포터블 브랜치(찾아가는 은행) 서비스도 이 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예·적금이나 대출의 양적 팽창으로 직원이나 점포를 평가하는 시스템은 아예 '배격'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수익을 동반하지 않는 실적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방침에 따라 오래 유지되지 않을 고객은 과감히 포기하라는 지침을 전 지점에서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은행 담당 연구원은 "지난해 KB금융지주가 지배구조 이슈로 주가가 못 올랐는데 12월 회장 선임 이후 지배구조가 안정되면서 주가에 실적 등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KB금융의 순조로운 흐름을 확대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 금융사들이 저금리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 KB국민은행이 가장 천천히 꺾이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며 "해외 시장 개척과 비이자마진 확대 등 체질 개선을 할 수 없다면 리딩뱅크를 탈환하더라도 허울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석우 기자 / 김효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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