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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2호 동반포’ 나성용-나성범 형제는 용감했다
입력 2015-06-02 22:41 
LG 트윈스 나성용과 NC 다이노스 나성범 형제가 1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첫 맞대결서 프로야구 역대 두 번째로 한 경기 동반 형제 홈런을 터뜨렸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형제는 용감했다. KBO리그에서 형제가 한 경기에서 동반 홈런을 터뜨렸다. 프로야구 역사에 1986년 이후 29년 만에 나온 진기록이다.
2일 마산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맞대결. 경기 결과를 떠나 LG의 내야수 나성용(27)과 NC의 외야수 나성범(26)의 형제 대결로 관심이 쏠렸다.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야구를 시작했으나 프로 데뷔 후 형제의 길은 갈렸다. 나성범은 NC의 간판타자로 스타덤에 오른 반면 나성용은 포수에서 야수로 포지션을 전향하는 등 무명의 시절을 보냈다. 둘의 맞대결은 경찰청 제대 후 나성용이 2군에서 1군으로 콜업되면서 성사됐다.
나성용은 지난달 22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한 방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아직 수비에서는 부족한 점이 있지만, 타격만큼은 재능을 인정받았다.
이날 홈런은 동생 나성범이 먼저였다. LG 선발투수 우규민을 상대로 1회말 선제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좌측 펜스를 넘기는 비거리 115m짜리 아치. 나성범은 시즌 10번째 홈런을 기록하며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기록을 써냈다.
LG의 반격으로 흐름은 바뀌었다. LG는 16-4로 크게 앞선 7회초 2사 2루 찬스서 박용택 타석 때 나성용을 대타로 투입시켰다. 상대 투수는 복귀한 마무리투수 김진성이었다.
벤치에서 동생의 홈런을 지켜본 나성용으로서는 부담이 클 수 있는 타석이었다. 그러나 나성용은 2B2S 이후 6구째를 시원하게 때려냈다. 나성범의 코스와 같은 좌월 투런 홈런이었다. 비거리는 5m를 더 보낸 120m였다. 나성용의 시즌 2호 홈런.

외야에서 형의 홈런을 지켜본 나성범은 팔짱을 낀 채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팀은 대패를 당했지만, 속으론 형의 홈런을 축하하지 않았을까.
형제 선수가 한 경기에서 동반 홈런을 기록한 것은 무려 29년 만이다. 지난 1986년 7월31일 인천 롯데전서 청보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양승관-양후승 형제 이후 두 번째. 당시 양승관은 6회 솔로 홈런, 양후승은 8회 대타 투런 홈런을 기록했다. 서로 다른 팀에서 형제 동반 홈런이 나온 것은 나성용-나성범 형제가 처음이다.
나성용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기사에서 거포 형제로 많이 나왔는데 홈런이 하나밖에 없어서 좀 미안했다. 대타로 나와 홈런을 쳐서 정말 기쁘다”며 감격적인 소감을 전한 뒤 부모님도 기뻐하실 것 같다. 경기 끝나고 부모님과 성범이에게 전화를 해야겠다”고 수줍게 웃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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