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EU FTA 2차 협상 종료 '상품 개방안' 수정
입력 2007-07-20 05:02  | 수정 2007-07-20 07:58
한-EU FTA 2차 협상이 사실상 끝났습니다.
자동차와 지적재산권 분야에서 양측의 팽팽한 신경전이 계속된 가운데, 우리측은 상품 개방 수준을 좀 더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브뤼셀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형오 기자.

질문 1) 협상이 모두 끝났는데요. 협상 결과부터 우선 간략히 전해주시죠.

벨기에 브뤼셀에서 닷새간의 일정으로 열린 한-EU FTA 2차 협상이 모두 끝났습니다.

협상 기간 내내 EU측은 우리측 상품 개방안이 자신들 개방안과 비교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농산물 분야에서는 한미 FTA와 비교해 차별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우리측은 일단 한 발 물러섰습니다.

일단 농수산물 분야에서 관세철폐기간을 정해놓지 않은 250개 품목에 대해 품목별로 관세철폐기간을 명시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또 EU측의 불만이 높은 돼지고기와 채리, 토마토 캔, 맥주, 위스키 등의 관세철폐 기간을 앞당기는 것도 신중하게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공산품도 EU와 마찬가지로 가급적 7년내 모든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우리측은 자동차와 전자기기 분야에서 관세분야를 비관세장벽과 연계하지 말 것과 환경과 안전 관련 기준을 완화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농수산물 분야에서도 EU측에 대해 동일한 개방안을 요구해서는 안된다는 점도 명확히 했습니다.

질문 2) 자동차나 지적재산권 분야는 민감한 쟁점분야였는데 이 분야에 대한 협상 결과는 어떻습니까?

자동차는 우리의 최대 수출품목으로 EU와 우리 모두 똑같이 7년의 관세철폐기간을 제시했습니다.

양측 모두에게 워낙 민감한 분야이다 보니 이번협상에서는 구체적인 얘기를 꺼내지 않았습니다.

자동차 협상이 전체 협상의 분위기를 깰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자동차 관세철폐기간을 앞당기는 문제는 전체 협상의 균형을 봐가며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우리측은 EU측이 자동차 관세철폐를 환경 등 비관세장벽과 연계시키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습니다.

지적재산권 분야에서는 EU측의 공세가 매서웠습니다.

EU측은 카페나 음식점 등에서 트는 음악에 대해서도 저작권자 뿐 아니라 가수와 음반제작자에게도 로얄티를 지급하는 '공연보상청구권'과 미술 작품 경매 이익의 일부를 원저작자에게 주는 '추급권' 인정을 요구했습니다.

아울러 관계자의 신고가 있어야만 처벌이 가능하도록 한 모조품의 친고죄 폐지와 지적재산권 침해자가 민사 소송 비용과 행정당국의 리콜 폐기 비용도 모두 부담하도록 하자는 제안을 내놨습니다.

우리측이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개성공단의 역외가공방식 인정에 대해서는 EU측이 정치적 외교적 문제라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많은 관심을 보여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됐습니다.

질문 3) 앞으로 남은 일정은 어떤지 전해주시죠?

다음 3차 협상은 9월 추석전에 이곳 브뤼셀에서 열립니다.

4차 협상은 10월 15일쯤 서울에서 열릴 전망입니다.

한-EU 양측은 3차 협상 전에 통합협정문과 서비스 양허안을 교환할 예정입니다.

또 두 차례 협상을 거치면서 서로의 입장을 확인한 노동 환경, 정부조달, 분쟁해결 등 일부 분야에 대해서는 3차 협상 전에 수정문안을 작성해 협상의 속도를 내기로 했습니다.

김한수 수석대표는 협상 과정에서 정부 부처끼리 다투는 모습을 보이는 등 유감스런 점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이번 협상이 잘 진행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협상 속도와 분위기 등을 볼때 한-EU FTA 협상이 한미 FTA보다는 건설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높은 수준의 FTA 체결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브뤼셀에서 mbn뉴스 김형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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