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도라에몽’ 얼어붙은 中日관계 해결사로
입력 2015-06-01 15:08 

중국과 일본 관계가 해빙 분위기에 들어선 가운데 중국에서 3년만에 일본 영화가 상영됐다.
1일 NHK에 따르면 2012년 9월 일본의 센카쿠 열도 국유화로 중·일 관계가 악화된 이후 처음으로 중국 영화관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스탠드 바이 미 도라에몽이 공개됐다. 이 영화는 작년 일본에서 개봉한 것으로 지난달 28일부터 중국 전역 4000개 이상 영화관에서 상영을 시작했다.
중국 베이징 소재 일본대사관에 따르면 중국 일반 영화관에서 일본 영화를 보여주는 것은 영화제 등을 제외하고 약 3년 만이다. 중국에서 마지막으로 상영된 일본 영화는 2012년 7월의 ‘울트라맨 시리즈였다. 이번 변화를 두고 중국과 일본 관계 개선 노력에 힘입어 문화 측면에서도 해빙무드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베이징 중심가의 한 영화관은 도라에몽 영화로 하루 상영 편수의 3분의 1로 채울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특히 1일 ‘아동절을 맞아 도라에몽 영화 만으로 영화관 흥행수입의 50%를 벌어들일 수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중국 영화관의 한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어릴 때 도라에몽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매출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연간 상영할 수 있는 외국 영화의 갯수에 제한을 두고 있다. 중국 내에선 정부 당국이 일본 영화의 상영을 허가한 것을 두고 양국 관계 개선에 중국 정부가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준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일본 외신들이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작년 11월 이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차례에 걸쳐 회담하면서 중·일 관계가 호전되는 조짐이 있어 일본 영화 상영이 가능해졌다고 전하기도 했다.
중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도라에몽 시리즈는 중·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았을 무렵 중국 공산당 기관지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해당 기관지는 도라에몽 시리즈에 대해 중국에 친일파를 만들려는 일본의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다”고 공격했다. 하지만 중국 관객들은 도라에몽은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겨 있는 영화”라며 중·일 간의 갈등과 별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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