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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자24시] 할리우드 콧대는 여전히 그렇게 높은 걸까?
입력 2015-06-01 10:21  | 수정 2015-06-01 11:03
‘샌 안드레아스, 中에서 기자회견…한국 취재진은 들러리?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작품 들고 방한 할리우드 배우 0명…韓에도 팬서비스 부탁해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미국 워너브러더스의 초대형 재난 블록버스터 ‘샌 안드레아스는 지구를 멸망시킬 수도 있는 샌 안드레아스 단층에서 규모 9의 대지진이 일어나면서 모든 것이 무너지는 상황을 다뤘다. 긴장감과 위기감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초반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하다.
하지만 후반부 90년대 영화를 떠오르게 하는 감정선과 상황 전개가 마뜩잖다. 성조기의 등장이 특히 그렇다. 언론과 평단, 시사회 평가도 썩 좋진 않다.
1일 영화진흥위원회 기준 예매율이 1위이긴 하지만, 생각만큼 높은 관심은 아니다.
이 영화를 국내에 소개하는 워너브러더스코리아는 지난 28일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 기자단을 중국 베이징에 불렀다. 행사에는 한국과 중국, 필리핀, 대만 홍콩 등 5개 국가 200명이 참석했다. 한국 매체들을 배려했는지 인터뷰 시간도 따로 마련했다.

하지만 ‘자국 어드벤티지는 너무 심했다. 중화권 매체들에게는 1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을 할애했다. 반면, 한국 언론에겐 30분만 배당했다. 취재는 수박 겉핥기에 머무를 수 밖에 없었다.
행사 관계자들은 시간이 다 됐다”며 기자들의 질문을 끊기도 했다. 인터뷰가 지연된다고 배우들에게 돈을 더 줘야 하는 상황도 아니었다. 다음 날 다른 프로모션을 떠났으니 시간적 여유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작 30분을 취재하자고 베이징까지 그 많은 한국 취재인력이 이동한 것이다. 상호 간 인력과 시간, 돈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중국 베이징의 꽤 좋은 호텔에서 인터뷰를 마련하고, 교통 편의도 제공하며 ‘억 소리 나는 돈을 들였을 텐데 서로 만족하지 못할 결과를 남긴 셈이다.
한국 언론을 들러리로 생각한 것일까. 그렇다면 기자들만 바보가 되면 그만이다. 비행기까지 타고 가 중국에서 또 ‘기사 쏟아내기를 할 거였다면, 보도자료 뿌리기나 이메일 인터뷰와 뭐가 다를까.
드웨인 존슨도 방한 일정이 있었는데 무산됐다”고 아쉬워했고, 존슨의 전처로 나오는 칼라 구기노도 한국 영화 수준이 높다고 들었다. 관심이 많다”고 했다. 한국을 찾았다면 배우와 관객들 모두 좋았을 마케팅 이벤트이지 않았을까.
예전에 한국은 할리우드의 아시아 프로모션 행사에서 대부분 건너 뛰는 나라였으나 이제는 달라졌다. 한국에 오고 싶다는 배우들이 꽤 많아졌다. 상술일 수도 있겠지만, 국내 영화 팬들에겐 반가운 일이다.
실제로 할리우드 스타들이 속속 한국을 다녀갔다. 한국이 세계 최초 개봉국가로 결정되는 것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는 한국 배급 영화에 공식적으로 방한 이벤트를 벌인 적이 없다. 2011년 영화 ‘행오버2 홍보차 한국계 배우 켄 정이 오긴 했으나 브래들리 쿠퍼 등 할리우드 배우들은 찾지 않았다. ‘샌 안드레아스도 결과적으로 중국행을 택했다.
워너브라더스코리아는 단 한번도 국내 프로모션을 성사시킨 적이 없다. 할리우드 제작사의 과도한 눈치 보기일까. 아니면 워너브러더스가 유독 한국보다 중국과 일본을 더 선호하는 것일까.
jeigu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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