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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버스킹] 흔적 “클라이맥스가 있는 음악, 놓치고 싶지 않다”
입력 2015-05-30 17:31 
사진=흔적 제공
[MBN스타 남우정 기자] 거창한 의미가 담겨져 있을 것 같은 팀명이지만 티셔츠에 써 있는 문구가 지금의 ‘흔적이라는 이름이 됐다. 이번 정규 1집 타이틀인 ‘세이브(SAVE)도 폰트 때문에 우연히 정해졌다.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 되는 것처럼 흔적도 우연을 통해 자신만의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흔적이 최근 발매한 정규 1집 앨범 ‘세이브는 2인 밴드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풍성한 사운드를 구성해낸 앨범이다. 팀을 결성한지 2년 만에 내놓은 결과물은 두 멤버들의 의견 나란히 반영됐다. 타이틀곡도 앨범의 타이틀이기도 한 최상언이 만든 곡인 ‘세이브와 김홍준이 쓴 ‘하루의 끝을 나란히 선정했다.

요즘 정규 앨범들을 내면 더블 타이틀곡을 많이 하니까 저희가 생각했을 때 대중들에게 다가갔을 때 멋있다고 생각하는 곡으로 선정했다.”(김홍준)

원래 전 노래만 부르고 곡에는 참여를 안했었는데 이번 앨범부터 곡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공통적으로 관통하는 주제를 가지고 곡을 쓰자는 생각을 했고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단어나 이미지를 생각하다 보니 ‘세이브란 단어를 선택했다. 타이틀은 못 정했었는데 앨범 재킷 아트웍 해주시는 분이 영어 폰트가 느낌을 잘 살릴 것 같다고 했고 ‘세이브라는 단어 자체가 저희의 음악색과 어울린다고 해서 타이틀을 정했다.”(최상언)

2011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 함께 출전해 입상을 하면서 음악을 시작하게 된 흔적은 두 개의 EP 앨범 거친 후 정규 1집을 내놓았다. 10여곡이 꽉 찬 정규 앨범의 무게감과 의미는 그 어떤 뮤지션에게도 남다를 것이다. 처음 음악을 시작할 때부터 흔적의 음악 대부분을 써온 김홍준도 마찬가지였다.

정규 앨범이라는 것으로 큰 의미긴 하다. 그 동안 EP 2장을 냈는데 물론 제가 그 당시에 집중해서 만들었겠지만 만들 때마다 아쉬움이 남았다. 근데 이번 앨범은 아트웍도 그렇고 음악도 제 나름대로 만족하면서 들었다. 이전엔 제가 만든 음악을 잘 안들었는데 이번 앨범은 지하철 타고 다닐 때도 듣는다.”(김홍준)

감성 밴드라고 불리만큼 잔잔하고 조용한 음악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의외로 빵빵한 사운드를 자랑하는 곡들도 있다. 트랙리스트의 순서도 나름 신경을 썼다. ‘작별 ‘조금씩 잊기로 해 ‘재회 이렇게 시리즈로 연결되기도 하고 ‘그런 하루에서 ‘하루의 끝으로, ‘시작에서 ‘끝으로 끝나면서 병치구조를 이루기도 한다.

다른 가수들의 곡을 편곡할 땐 저랑 생각이 다르니까 수정도 많이 했는데 이번엔 저희가 생각했던 편곡 그대로 만들었다. 트랙 순서를 정할 때 저희도 몰랐는데 아트웍 해주시는 분이 병치 구조가 맘에 든다고 하더라. 일부러 그런 의도로 한 것은 아닌데 잘 맞아 떨어졌다.”(김홍준)

사진=흔적 정규1집 앨범재킷
김홍준이 곡을 주로 썼다면 기타를 치는 최상언은 김거지, 짙은 등 많은 뮤지션들의 기타 세션으로 참여를 했었다. 그래서 흔적에서도 노래와 기타만 맡았을 뿐 곡에는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앨범에서부터 자신의 곡을 넣기 시작하며 하나씩 배워나가고 있다.

세션으로 많이 활동을 하면서 압박감이나 책임감이 많았다. 밴드를 하고 있음에도 집중을 하지 못했다. 80%는 홍준이의 힘으로 앨범을 낸거다. 그러던 중 손이 아파서 연주 활동을 제대로 못하게 됐다. 사람이 간사해서 그런지 그 동안 곡을 쓰게 됐고 흔적이라는 밴드를 좀 더 진지하게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홍준이가 경험이 대단하기 때문에 많이 도와준다. 전 사실 제가 쓴 곡 잘 안 듣는다. 홍준이가 쓴 노래를 더 좋아하고 더 멋진 음악이 나올거라는 생각을 항상 한다.”(최상언)

밴드 해체의 대부분의 이유가 멤버들간의 싸움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밴드에게서 멤버들의 합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흔적을 보고 있으면 그럴 걱정은 없어 보였다. 고향도 같고 같은 학교 같은 과를 졸업했다. 군대도 같이 갔다 오고 현재도 같은 집에 거주하고 있으며 조용히 내뱉은 부산 사투리에선 성향조차도 비슷하게 느껴졌다.

대학교 와서 처음 만났는데 같이 학교 생활을 하다보니 음악적인 면이 잘 맞아 떨어졌다.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도 당연하게 함께 출전했고 군대도 같이 갔다. 1년10개월만 고생하면 된다고 생각해서 같이 갔다 오자고 했다.”(김홍준)

덕분에 음악적으로도 좋은 파트너 관계를 10여년간 유지하고 있다. 올림픽공원 경기장에서 공연을 하는 것이 목표는 아니지만 작은 소극장보단 큰 장소에 더 어울리는 흔적의 사운드를 들려주고 싶다는 음악색이나 나아갈 방향도 같았다.

곡을 만들 때 넓은 이미지를 좋아한다. 근데 요즘 사람들은 팝 같은 경우도 미니멀하고 피아노 하나, 기타 하나로 만들어진 곡들을 좋아한다. 그래서 이번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단 사이즈를 작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제가 흔적으로 하고 싶은 음악은 넓고 화려한 사운드의 곡들이다.”(김홍준)

저희 공연은 큰 경기장에서 나와야 훨씬 멋있을거라는 생각을 한다. 흔적의 음악색은 아직 중간 단계다. 연주도 과도기고 음악도 그렇다. 이제 시작인데 다년간 흔적을 해오면서 만들어진 것은 홍준이가 만든 색이다. 그걸 인정하고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극이 된다. 하나의 색으로만 만들어지는 게 흔적의 음악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색이 여러 가지 융화가 되는 선은 있을 것 같다. 물론 클라이맥스가 있는 음악을 워낙 좋아해서 그런 것은 놓치고 싶지 않다.”(최상언)

한편 흔적은 오는 7월5일 서울 마포구 홍대벨로주에서 단독 공연을 개최한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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