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가 쌓여있던 30년전 영화 시리즈가 극장가에 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4일 개봉한 조지 밀러 감독의 ‘매드맥스4: 분노의 도로다. ‘매드맥스는 지난 23일 25만명을 모아 누적 관객 152만명(24일 기준)을 기록했다. 2030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반복 관람이 늘고 있으며, ‘악의 연대기 ‘간신 등 한국영화의 공세에도 관객 수를 늘리고 있다. ‘매드맥스4는 기존 액션 SF 영화의 흥행 공식을 벗어나 있다.
‘매드맥스는 잊혀진 시리즈다. 1979년 ‘매드맥스를 선보인 조지 밀러 감독은 1985년까지 세편을 만들며 큰 히트를 쳤다. 황폐한 지구에서 복수에 미친 맥스의 화끈하고 파괴적인 액션은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후 4편 제작은 무산된 것처럼 보였다. 그 사이 다른 시리즈들은 끊임없이 제작되며 명성을 공고히했다. ‘미션 임파서블같은 최첨단 첩보물, CG의 향연 ‘트랜스포머, 고전에 유행을 입힌 ‘007시리즈까지. 헐리우드에서는 3~4년에 한번씩 속편을 제작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는 게 정석이다. 30년만에 제작된 ‘매드맥스는 돌연변이인 셈. CGV 관객 2만2459명의 매드맥스 평점은 10점 만점에 9.0이다. 탄탄한 줄거리와 화끈한 액션의 승리”라는 평이다.
요즘 대세인 화려한 CG 대신 육체와 육체가 부딪치는 아날로그식 액션으로 승부한 점도 다르다. 이 영화는 자동차가 사막을 질주하는 액션신이 백미다. 실제 개조한 150여대 차량이 사용됐다. 자동차가 폭발하고, 전사들이 장대를 타고 자동차를 넘나들며 싸우는 장면도 모두 실제다. 기름때 묻은 스턴트맨들이 온 몸이 부숴져라 싸우고 소리지른다. 투박하고 원시적인 촬영은 비릿한 장면을 연출했다. 모래 바람이 부는 가운데 달리고 부수고 터뜨리는데 파괴의 쾌락에 빠져들게 된다. 하늘을 날고 대지가 부양하는 CG 액션(‘어벤져스)이 넘쳐나는 요즘, 날 것 그대로의 아날로그 액션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실제의 힘이다.
액션영화는 남성의 야성성, 강력함을 전면에 내세웠다. 여자는 남자 주인공의 보호 대상이거나 조력자에 그쳤다. 그러나 ‘매드맥스4에서는 맥스(톰 하디)보다 여성 사령관 퓨리오사(샬리즈 시어런)의 존재감이 크다. 내용도 상당 부분 페미니즘을 이식했다. 독재자 임모탄의 폭정에 반발한 퓨리오사는 임모탄이 착취한 여성들을 데리고 탈출을 시도한다. 임모탄은 여성들을 몇명의 남성만 향유하고 아이를 낳게 하는 도구로 여긴다. 퓨리오사는 남자가 망친 세상에 당당히 반기를 들며 여성들과 함께 새로운 희망을 싹틔울 수 있는 낙원을 찾아 떠난다. 카리스마 있고 독립적인 여자 주인공은 젊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CGV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매드맥스4의 20대 관객 중 남자는 29.9%, 여자는 45.9%였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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