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보호예수 끝났는데도 주가 올랐네
입력 2015-05-22 16:04  | 수정 2015-05-22 17:01
보호예수 해제는 대개 악재로 인식되지만 해제 첫날 주가가 오히려 오르는 경우도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를 요한다. 보호예수 기간이 끝난 지난 14일 삼성SDS 주가는 1.5% 올랐다. 보호예수가 해제되면 주식 물량이 대규모로 시장에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우려로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삼성SDS는 예외였던 셈이다. 이날 보호예수가 끝난 삼성SDS 주식은 최대주주인 삼성전자·삼성물산 등이 보유한 4688만주(지분율 60.6%)였다.
보호예수에서 풀린 날 주가가 오른 사례는 삼성SDS 외에도 적지 않다. 다음카카오는 지난달 14일 주식 2490만4814주(지분율 42.1%)에 대한 보호예수가 풀렸지만 이날 주가가 오히려 6.4% 상승했다. 올 들어 윈하이텍, 쿠쿠전자, 코렌텍, 메디아나 등이 보호예수 해제 당일 1% 넘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보호예수가 해제됐다고 해서 대주주가 보유 주식을 바로 내다 판 사례가 많지 않고 불확실성이 사라지는 측면도 있어 오히려 주가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보호예수가 풀리는 종목들은 보호예수가 이뤄졌던 사유에 따라 주가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윈하이텍, 쿠쿠전자, 코렌텍, 메디아나 등은 보호예수가 풀리는 주식이 대주주 지분이어서 주가가 오름세를 보였지만 우리사주가 보호예수에서 풀리는 경우에는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대주주의 경우 물량을 잘 내다 팔지 않지만 보호예수에서 풀린 물량이 우리사주라면 급전이 필요한 투자자들이 내다 팔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20일 우리사주 보호예수가 풀린 BGF리테일이 대표적이다. 이날 BGF리테일 주가는 전날보다 2.24% 하락했다. 상장 당시 우리사주를 배정받은 직원이 1년 만에 투자원금(공모가격 4만1000원)의 226.8%에 달하는 수익률을 거두자 일부 차익실현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은 보호예수 해제를 앞둔 종목의 향후 전망 역시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경우라면 보호예수 해제로 인한 주가 하락이 저가매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27일 보호예수에서 해제되는 CS윈드의 경우 향후 전망이 좋은 편이어서 시장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CS윈드의 보호예수 주식수는 전체 발행주식의 65% 수준인 1115만주다. 지난 7일 CS윈드는 1분기 영업이익 212억원으로 전년 대비 16.8% 증가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박무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2020년까지 민관 합동 투자로 2.5GW 규모의 서남해 해상풍력 사업을 국가전력사업계획으로 추진 중이어서 풍력발전 향후 전망이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보호예수 해제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는 대주주가 주식을 내놓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호예수가 해제되면 물량부담 이슈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이 2012년 이후 189건에 대해 의무보호예수 해제일 기준 50영업일 전후의 주가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해제 50영업일 전을 기점으로 주가는 꾸준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 <용어 설명>
▷ 보호예수 : 상장을 하거나 신주를 발행할 때 최대주주나 기관투자가가 보유한 주식을 일정 기간 팔지 못하게 하는 제도다. 소액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상장 후 6개월간 보호예수를 걸어 주식을 사고팔 수 없게 한 경우가 많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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