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냄보소’ 종영①] ‘결국엔 또 해피엔딩’…캐릭터 활용법이 아쉽다
입력 2015-05-22 09:05 
사진=SBS 방송 캡처
[MBN스타 이다원 기자] 결국엔 또 해피엔딩이었다. 최무각(박유천 분)과 오초림(신세경 분)은 사랑을 이루며 행복한 결말을 선사했고, 권재희(남궁민 분)는 죽음으로서 ‘권선징악을 알렸다. 그러나 메시지 전달에 갇혀서일까. 애초 개성 넘치던 캐릭터들이 말 그대로 ‘수장됐다.

21일 오후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는 최무각이 권재희로부터 납치된 오초림을 구하고 결국 결혼에 골인하는 과정이 전파를 탔다. 수세에 몰린 권재희는 결국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한 채 눈을 감았고, 세 사람 사이 악연은 생각보다 쉽게 마무리됐다.

이날 방송에서 권재희는 오초림을 이용해 최무각을 유인하고자 했다. 두 사람의 신혼집과 인테리어가 같은 모델하우스에 오초림을 감금한 뒤 마치 실제 신혼집에 갇힌 것처럼 최무각에 영상을 보냈다. 수제 폭탄이 설치된 신혼집에서 최무각을 없애려고 했던 것.



그러나 최무각은 영상 속 오초림이 있는 곳이 모델하우스임을 직감하고 그곳으로 향했다. 오초림이 납치될 때 일부러 떨어뜨린 반지에 질산칼륨(폭탄에 이용되는 물질)이 묻은 것을 보고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기 때문이다.

최무각은 연인의 기지로 결국 권재희를 생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악인의 끝은 언제나 비참한 것일까. 이대로 죽을 순 없다”며 팽팽하게 버티던 권재희는 결국 옥상 아래로 추락해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권선징악이 극명하게 묻어난 장면이었다.

‘냄새를 보는 소녀는 그동안 냄새를 눈으로 인지한다는 판타지적 설정과 보는 이를 ‘심쿵(심장이 쿵덕)하게 하는 로맨스로 수목극 1위를 고수해왔다. 독특한 소재와 배우들의 호연은 시청률 가뭄을 겪던 SBS 드라마국에 모처럼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그러나 뒷심 부족이었던 것일까. 탄탄하던 극 전개는 후반으로 갈수록 방향을 잃고 헤맸다. ‘냄새를 보는 소녀라는 제목이 무색하게 초반 시청자 눈을 사로잡던 ‘냄새 CG도 크게 줄어들었다. 범죄 수사물을 표방했지만 설득력이 그리 크지 않아 보는 이를 어리둥절하게 만든 부분도 적지 않았다.


특히 이 드라마의 강점으로 꼽혔던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극이 진행될수록 붕 떴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이다. 냄새를 보는 오초림, 감각을 느끼지 못한 최무각, 스타셰프지만 이면에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기질을 숨기고 있는 권재희, 그리고 프로파일러 염미까지 ‘쫄깃했던 캐릭터 개성과 이들 사이 관계들이 어느 순간 무너졌고, 드라마의 긴장감은 반감됐다. 또한 극을 이끌어가는 큰 축이었던 권재희를 마지막 어이없는 죽음으로 처리하면서 급하게 수습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물의 한 획을 그을 것으로 기대를 받으며 시작한 드라마가 왜 이런 결말을 맞았던 것일까. 용두사미, 유쾌한 영상미와 배우들의 호연에도 지울 수 없는 수식어였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