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주가 무더기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1분기 어닝 시즌이 마무리되면서 제약사들이 실적 부담에서 벗어나고 신약 개발 이슈에 나오면서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독과 대웅제약, JW중외제약, 종근당, 한미약품, 보령제약 등 주요 제약사들은 모두 이날 장 중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주요 제약사들이 일제히 상승하면서 코스피 의약품 지수 역시 전일 대비 152.95포인트(1.87%) 오른 8316.61을 기록했다. 반면 코스피는 16.73포인트(0.78%) 내린 2122.81로 마감해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이달 들어 21% 넘게 오르며 제약주의 선전을 반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0.4% 뒷걸음질쳤다.
이날 한독은 저평가됐다는 분석과 성장 기대감에 개장 직후 상한가로 직행했고, 전날 나란히 상한가를 찍었던 대웅제약과 JW중외제약은 각각 4.38%와 12.32% 급등했다. 종근당은 2.03%, 종근당의 지주회사인 종근당홀딩스는 5.86% 상승 마감했다. 상반기 제약주의 상승을 이끌었던 한미약품은 이날 장 중 48만7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찍고 약세로 돌아서 1.30%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제약주들이 일제히 상승하는 데 대해 실적 부진보다는 신약 개발 가치 재평가에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수익성 악화보다는 성장 기대감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상장 제약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4.3% 줄었고 당기순이익 역시 3.6% 감소하는 등 부진했지만 올해 제약주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제약사의 1분기 실적은 부진했다”고 평하면서도 최근 시기적으로 실적 부담에서 벗어난 제약주들이 신약개발 이슈를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제약주의 상승을 주도한 한미약품의 경우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8% 급감했다. 그러나 다국적 제약사 릴리와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주가는 연초 10만원 초반에서 이날 45만원선까지 올라 350% 이상의 수익을 냈다.
하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급등은 제약주의 실적부담을 해소시키는 계기가 됐다”면서 주식시장에서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후보물질 가치를 주가에 대폭 반영하는 등 제약산업 자체의 가치를 재평가하는 과정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정 기간 재평가가 이뤄진 후에는 실적과 가시화된 성과에 따라 주가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며 향후 부실 제약사의 주가 급락 가능성도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