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중동발 공포 ‘메르스’ 3번째 환자 여부에 ‘촉각’
입력 2015-05-21 14:15 

치사율이 높지만, 치료법은 알려지지 않은 전염병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국내 감염자가 처음으로 확인되면서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보건당국은 20일 첫 감염자를 간호하던 부인도 이 질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되자 같은 병실을 쓰던 세 번째 환자의 감염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메르스는 치사율이 사스의 3배 이상인 40%나 되지만 환자와 접촉 정도가 강한 사람에게만 전염될 정도여서 전염력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보건당국은 국민이 과도한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주의하면서도 치료나 예방법이 아직 없는 신형 질병인 만큼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은 어떤 병…치사율 40%나 전염력 약해
2012년 4월 사우디 등 중동지역에서 발생하기 시작해 이 지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질병으로, 최근 들어 확산 속도가 주춤하지만, 여전히 발병 사례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최근까지 23개 국가에서 1142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465명이 사망해 치사율이 40.7%나 된다. 질병에 대한 예방백신이나 치료약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치사율이 높긴 하지만 전염성은 다른 전염병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염성이 약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풍토병 수준의 질병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실제로 감염자의 97.8%는 중동 지역에서 발생했다. 2012년 첫 발병 후 4년간 감염자가 1142명 수준으로 비교적 적은 편이라서 확산 수준은 다른 전염병들만큼 크지 않다.
병에 걸리면 약 2~14일의 잠복기를 거쳐 38도 이상의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증세를 보인다. 심하면 폐 기능이 생명을 유지할 수 없을 만큼 떨어져 사망에 이른다.
발병 원인으로는 낙타를 통해 인간에게 감염됐다는 주장이 가장 일반적이다. 감염자 중에서는 낙타 시장·농장 방문, 낙타 체험프로그램 참여 등 낙타와 접촉한 경우가 많다.
서울대학교병원 감염내과의 최평균 교수는 사우디 등지에서 병원 내 감염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독감처럼 잘 퍼지는 질병이 아니다”고 이 질병에 대한 지나친 공포를 경계했다.
◇ 3번째 환자 왜 중요하나…다른 환자·의료진 2~3차 감염 ‘경계
첫 감염자와 두 번째 감염자인 부인 다음으로 3번째 감염자 발생 여부가 주목되는 것은 이를 통해 이 질병의 확산 추세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첫 확진 환자가 외래와 입원 등을 통해 그간 방문했던 병원 3곳의 의료진과 가족 등 접촉자를 상대로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중 첫 확진환자와 같은 2인실 병실을 쓴 고령 환자(76·남)에 대해서는 정밀 검사를 하고 있다.
이 남성은 발열 증세가 있어 국가지정 입원치료격리병상으로 옮겨져 현재 유전자진단 검사를 받고 있다.
이 남성이 3번째 감염자로 확진되면 가족 외에서 감염된 첫 사례가 된다. 메르스는 통상 접촉 정도가 일상적인 수준을 넘으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공간을 어느 정도 지속적으로 공유할 때 전염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3번째 감염자가 나오면 보건당국은 다시 이 감염자의 이동경로에 따라 다른 환자나 의료진에 대해서도 전염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환자는 통상 병원이라는 한정된 공간에만 있지만, 만약 의료진 중에서도 감염자가 다시 나오면 전염 상황은 더 확산할 수도 있다.
◇ 보건당국 ‘초긴장…공항·항만 검역도 강화
질병관리본부는 2013년 6월 검역, 감시, 역학조사, 실험실 진단, 위기관리 전문가 등으로 MERS중앙방역대책반을 꾸려 그동안 메르스의 국내 발생을 대비해왔다. 이에 따라 첫 환자가 발생하자 계획한 대로 입원치료격리병상을 가동했다.
환자 발생 직후 이 질병에 대한 관리체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중앙방역대책본부를 설치해 대응 중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하루만인 21일 바로 전문가회의를 열고 관리체계를 4단계 중 2번째로 높은 ‘경계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경계는 해외의 신종 전염병이 국내에 유입되고서 다른 지역으로 전파된 상황에 해당한다. 최근 사례로는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에 대해 ‘경계가 내려진 바 있다.
국내 첫 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하자 공항에서는 중동지역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중동발 비행기가 착륙하는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중동발 비행기 승객들이 내리는 탑승 게이트에 검역대를 설치해 바로 발열 검사를 하고 승객들에게 건강상태 유무를 묻는 건강상태질문서를 작성해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당국은 현 상황에서는 중동과의 왕래를 제한할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월 메르스와 관련해 국가 간 여행, 교역, 수송 등을 제한할 사항은 아니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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