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다리 도촬은 유죄…'몰카 범죄' 엇갈린 판결

【 앵커멘트 】
남의 사진을 몰래 찍었다고 처벌할 수 있는지 법원의 판단도 엇갈립니다.
어떤 부위를, 얼마나 가깝게 찍었는지에 따라 다른데 고무줄 잣대란 비판이 만만치 않습니다.
박유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07년, 자신의 휴대전화로 마을버스에 앉아있던 여고생의 허벅지를 찍은 60대.

단 한 장의 사진이었지만 법원은 유죄로 보고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2년 전 지나가던 여성의 다리 사진 두장을 찍은 40대.

법원은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하면서 "노출 수준이 낮더라도 충분히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라고 설명했습니다.

여성의 맨다리를 집중적으로 찍었다면, 보는 사람이 성적 욕망이 들거나 상대가 수치심을 느낄 수 있단 뜻입니다.

반면 여건이 조금만 달라지면 정반대의 결과가 나옵니다.

특정 부위가 아닌 전신을 찍거나 상대와 조금 떨어져서 찍은 경우, 또는 초점이 안 맞아 흐릿하면 같은 몰카라도 무죄가 나오는 겁니다.

이렇다보니 처벌 기준이 애매모호하단 비판이 쏟아집니다.

스마트폰으로 찍어 특정 부위를 확대해 볼 수 있는데도, 이런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말도 나옵니다.

▶ 인터뷰 : 강동욱 / 동국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 "(무죄라도) 성적 침해 의도가 입증되지 않았다, 그래서 처벌할 수 없다는 거지 그 자체가 나쁘지 않다는 건 아닙니다. 얼마든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하다…."

동의없이 남의 사진을 마구 찍는 행위에 대해 일관성 있는 잣대가 필요하단 지적입니다.

MBN뉴스 박유영입니다.

영상취재: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