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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신인 보다 못한 외인 투수에 `허탈`
입력 2015-05-18 16:57 
kt 위즈 토종 선발들의 선전이 눈에 띤다. 그 중 가장 안정적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정대현.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외국인 선발투수들의 부진으로 골치를 앓고 있는 kt 위즈. 한 가지 위안거리라면 어린 토종 선발들이 조금씩 제 몫을 해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선발진에서 큰 물음표를 가지고 있던 나이 어리고 경험 적은 투수들이 기대치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kt는 시즌 개막을 크리스 옥스프링-앤디 시스코-필 어윈-박세웅-정대현의 5선발진으로 맞았다. 하지만 현재 5선발진 중 세 자리가 구멍 난 상태. 박세웅이 트레이드로, 시스코와 어윈이 부진으로 선발진서 빠져있다. 이에 유망주 투수들이 선발로 대신 나서 조금씩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스코는 중간투수로 보직을 변경해 나서고 있지만 선발투수가 부족한 상태서 외국인 투수를 불펜으로 쓰기에는 ‘낭비의 느낌이 강하다. 어윈은 지난 14일 광주 KIA전서 5이닝 10실점으로 최악의 모습을 보이며 1군 엔트리서 제외된 상태다. 조범현 감독은 5이닝 동안 10점을 주는 투수인데 어떡하나”라고 엔트리 말소에 대해 설명하면서 씁쓸해 했다. 두 투수 모두 교체 후보에 있지만 대체 외국인 선수 선정에도 난항을 겪고 있는 게 현재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토종 선발들이 외인 선발들 이상으로 해주고 있다는 것. 당장의 성적만 봐도 시스코·어윈보다 더 낫고, 어린 선수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는 것은 팀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도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5명의 선발 중 5순위 선발로 시즌을 출발했던 정대현(24)은 현재 선발 중 2순위다. 정명원 투수코치 역시 지금 옥스프링 다음으로 제일 낫지 않나”며 정대현의 현재 입지를 한 마디로 표현했다. 정대현은 이닝과 투구 수를 늘려가며 매 경기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 코치는 우리 팀에서 5~6이닝을 2~3점으로 막아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수다. 갈수록 괜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깜짝 선발로 데뷔전을 마쳤던 정성곤(19) 역시 2연속 호투로 선발진 안착 가능성을 보였다. 정성곤은 두 번째 선발 등판이던 지난 15일 수원 롯데전서 5이닝 3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가기도 했다. 비록 팀이 역전패 하면서 승리는 날아갔지만 고졸 신인투수의 안정적인 모습을 발견한 것이 소득. 정 코치는 첫 등판은 솔직히 운이 좋았지만 두 번째 등판에서는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 신인 치고는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고졸 신인 엄상백(19) 역시 이닝을 늘려가는 단계다. 4⅓이닝 정도가 아직까지는 그가 기록하고 있는 최다 이닝이지만 배짱 있는 투구와 사이드암으로 최대 구속 145km을 웃도는 속구를 가지고 있는 것이 장점. 조범현 감독은 엄상백에 대해 좋은 볼을 가지고 있고, 던질 수 있는 선수”라며 선발 정착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엄상백은 19일 마산 NC전서 팀의 토종 선발 첫 승에 도전한다.
kt는 이번 주에 또 다른 유망주 투수를 선발로 테스트 할 예정이다. 어떤 투수를 선발로 낙점할지는 아직 고민 중이지만 어윈이 빠져나간 자리를 유망주에게 맡길 계획이다. 새 얼굴이 kt에게 또 하나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위기를 기회로라는 말이 있듯이, 외인 투수들의 부진으로 인한 위기를 유망주의 발굴로 타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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