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건설사들의 아파트 용지 확보전이 뜨거운 가운데 이달부터 수백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던 이른바 ‘로또 택지에서 신규 분양이 시작된다.
정부가 지난 9·1대책에서 2017년까지 대규모 택지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밝히고 계속되는 전세난과 청약통장 1순위 자격이 확대되면서 아파트 부지를 선점하는 게 건설사들의 최우선 과제가 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분양성이 높은 노른자위 택지는 수백개의 업체가 몰려 경쟁을 벌이기 때문에 낙찰이 로또 당첨으로 여겨질 정도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땅 전쟁이 치열했던 택지에서 공급된 아파트는 청약 성적이 우수하다. 지난달 제주 서귀포 강정지구 4블록에서 공급된 ‘제주 강정 유승한내들 퍼스트오션은 평균 청약 경쟁률 10.2대1을 기록하며 1순위에 마감됐다. 날개 돋힌 듯 팔리며 모든 주택형이 완판됐다. 이 땅은 전용 85㎡ 초과 중대형 필지인데도 228개 업체가 몰려 지난해 상반기 최고 경쟁률을 찍었다. 최근 입주 아파트가 늘면서 집값이 약세인 세종시도 지난달 분양한 3-2생활권 M3블록 ‘세종시 대방 노블랜드는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이 땅도 건설사들이 96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용지 확보전이 치열했던 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택지지구 내에서 높은 입찰 경쟁률을 기록한 용지는 그만큼 입지가 우수하다는 의미”라며 분양성이 검증된 땅인 만큼 다른 곳에 비해 생활기반시설 등 확실한 메리트가 있어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이달 경기도 시흥 목감지구 A-7블록에서 ‘목감 레이크 푸르지오를 분양한다. 지난해 공동주택용지 최고 경쟁률인 406대1을 기록한 땅이다. 입찰 당시 광명 역세권 개발과 세계 가구 공룡 이케아 진출로 광명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는 가운데 입찰이 진행됐다. 대우건설은 전용면적 59㎡ 단일면적으로 629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호반건설은 다음달 부천 옥길지구 C1블록에서 ‘부천 옥길 호반베르디움을 선보인다. 옥길지구 내에서 규모가 가장 커서 지난해 입찰 경쟁률이 208대1에 달했다. 1호선 역곡역과 7호선 온수역을 이용해 서울 도심과 강남권으로 출퇴근할 수 있으며 단지 옆에 이마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지하2층~지상29층 16개동 전용면적 72~97㎡ 총 1420가구로 구성된다.
구리갈매지구 C1블록에서는 대우건설의 ‘구리갈매 푸르지오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중대형 아파트만 지을 수 있는 땅이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진행한 매각 경쟁률은 120대1을 기록했다. 아파트는 최고 25층 전용면적 84~142㎡ 총 921가구로 이뤄졌다. 검암산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누릴 수 있어 쾌적하면서도 북부간선도로 신내IC와 서울 외곽순환도로 퇴계원IC를 통해 서울 진입이 쉬운 서울 인접 생활권인 점도 매력포인트로 꼽힌다. 지하철 8호선 별내역 연장 사업이 추진되면 교통 여건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3월 공동주택용지 분양에 250개의 건설사가 몰린 송산신도시에서는 반도건설이 다음달 지역 내 첫 분양 아파트인 ‘송산신도시 반도 유보라 아이비파크를 내놓는다.
추첨이 아니라 입찰 방식으로 공급된 택지 중에 최고가로 낙찰된 부지에서도 새 아파트가 공급된다. 경쟁입찰용지는 추첨과 달리 건설사가 자존심을 걸고 사업지를 따낸 경우가 많아 회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아파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미건설이 오는 22일 분양에 돌입하는 ‘동탄 린스트라우스 더 센트럴은 동탄2신도시 핵심 입지인 광역비즈니스 콤플렉스 내에 지어진다. 이 아파트가 들어서는 주상복합용지 C12블록은 예정가는 1052억3337만원이었지만 우미건설이 이 보다 높은 1088억5000만원을 써내면서 사업권을 확보했다.
중흥건설은 지난해 말 공급 예정가보다 1900억원 높은 7500억원에 광교신도시 C2블록을 매입했다. 낙찰가율이 130%에 달했다.원천호수와 인접해 있어 광교에서도 가장 노른자위 땅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 땅에 지어질 ‘광교신도시 중흥S-클래스는 중흥건설의 대표급 아파트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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