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상을 가로막는 서안지구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주도한 랍비 모셰 레빙거가 향년 80세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레빙거의 유족들은 17일(현지시간) 오랜 병환 끝에 전날 별세했다고 밝혔다고 예루살렘포스트가 보도했다.
그의 장례식은 이날 유대인은 ‘족장의 무덤이라고 부르고, 무슬림은 ‘이브라히미 사원으로 말하는 헤브론 최대 성지 밖에서 수천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고인의 유해는 장례식 후 헤브론에 있는 유대인 공동묘지에 묻혔다.
레빙거는 1929년 아랍계 주민 폭동으로 수십 명이 학살당할 때까지 수백 년 동안 유대인이 살았던 헤브론에 거의 40년 만에 다시 유대인 정착촌을 세웠다. 레빙거는 1968년 헤브론에 유대인 공동체를 다시 세우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레빙거는 유대인에겐 신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뜻 깊은 서안지구 일대에 정착촌을 건설하는 운동의 선구자가 됐다.
이스라엘 주민 35만명 이상이 서안지구, 20만명은 동예루살렘에 정착했다. 장차 탄생할 팔레스타인 국가 영토로서 가자지구, 서안지구, 동예루살렘을 요구하는 팔레스타인 주민 200여만명도 여기에 함께 살고 있다.
국제사회는 유대인 정착촌을 국제법상 불법으로 여겨왔다. 팔레스타인 측은 오랫동안 정착촌 존재를 평화협상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로 지목했다. 미국 중재로 열려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상은 정착촌 문제 탓에 작년에 결렬됐다.
[김덕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