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방송진단] 이경규, 아빠에게도 때론 ‘아빠’가 필요하다
입력 2015-05-18 08:21 
사진=SBS 방송 캡처
[MBN스타 이다원 기자] 우리는 늘 잊는다. 우리 부모가 한때는 심약한 아이였다는 걸, 그에게도 한없이 기대고픈 부모가 있었다는 것을. 방송인 이경규는 평소 독한 이미지를 벗고 애달픈 사부곡으로 눈물샘을 자극했다. 아빠에게도 때론 ‘아빠가 필요하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

17일 오후 방송된 SBS ‘아빠를 부탁해에서는 이경규와 딸 예림이 돌아가신 이경규 부친의 생일을 맞아 산소를 찾는 과정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이경규는 평소와 달리 무거운 표정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마주할 준비를 해나갔다. 딸에게 할아버지가 6.25 전쟁 때 영어를 잘해 통역병으로 활약했다”며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는가 하면, 어릴 적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그 순간만큼은 강하고 독한 이미지의 이경규가 아니었다. 예림에 관심 없는 무심한 아빠도 아니었고, 예민한 성격의 선배도 아니었다. 그저 아빠의 빈 품을 그리워하는 어린 소년에 지나지 않았다.

특히 아버지 영정을 마주한 순간엔 연약한 내면이 오롯이 나타났다. 그는 그리운 아버지 얼굴을 한참 바라보다가 목이 메이는 듯 아버지. 생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는 말을 가까스로 뱉어냈다. 단 한 마디였지만 그 어떤 문장보다도 사무치게 그리운 마음이 엿보였다.

이경규는 이어진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존경의 대상이다. 자기 일을 정말 열심히 하시던 분”이라며 아버지에게 그런 점은 물려받았다. 큰 재산보다 어떤 재능보다 더 좋은 것을 물려주셨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대한민국 톱 개그맨이었지만 아버지 사진 앞에서만큼은 어린 아이 같은 표정이었다.

이경규의 사부곡은 출연진 모두의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했지만, 시청자에게도 또 하나 화두를 던진 계기였다.

언제나 자식에게 ‘슈퍼맨이었던 아빠, 정말로 그렇게 강한 사람일까. 한 번쯤은 기대고 싶은 아빠가 필요한 건 아니었을까. 아빠의 어깨가 유독 작아 보이는 저녁이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