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영화에는 등급이 존재하는데 이 놈의 등급 때문에 관객층이 좌지우지돼 흥행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하며, 정작 관람해야 될 관객들이 보지 못해 안타까움도 안긴다. 영상물등급위원회를 통해 영화 등급과 이유를 확인할 수 있지만, 어떤 영화들은 확인 받은 등급이 아리송하다.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영화들만을 꼽아 ‘철저하게 편집자 마음대로 등급을 매겨본다. 영등위가 주제, 선정성, 폭력성, 공포, 약물, 대사, 모방위험을 등급 결정의 기준으로 삼았다면, 편집자는 모든 건 동일하나 소재를 대비한 주제, 친분표현의 욕설은 허용한 대사, 웃음 코드, 메시지, 소재활용도를 더해 좀 더 자세하게 등급을 매겨보려 한다. <편집자 주>
[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 ‘서울연애는 ‘영시와 ‘서울생활 ‘상냥한 쪽으로 ‘춘곤증 ‘군인과 표범 ‘뎀프시롤-참회록으로 이어진 옴니버스다. 모든 이야기가 쭉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서울과 연애를 공통점으로 담고 있어 한데 묶어준다.
‘서울연애 속 다양한 이야기만큼 많은 감독과 배우가 의기투합했다. 최시형과 이우정, 정재훈, 조현철이 감독으로 메가폰을 잡았고 윤박, 김민재, 임지연, 고현, 박주희, 이채은, 구교환, 류혜영, 여수아, 조현철, 이민지 등 많은 배우들이 출연한다.
무엇보다 지금은 친숙한 윤박과 김민재, 임지연, 이채은, 류혜영의 풋풋한 모습도 잠시나마 관람할 수 있어 신선하다. 이들이 현실 속 대사를 내뱉고 이야기를 풀어나가 익숙해지는 부분도 있다.
각 에피소드마다 관객에게 주는 메시지는 다르다. 너무 심오해 자꾸 봐도 어려운 부분도 있고 평범해 이해가 쉬운 부분, 공감가는 부분,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부분, 새롭지만 관심가는 부분 등 골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나 애정이 넘친다거나 예쁘기만 한 연애는 어디에도 없고 매우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연애담 뿐이다. 때문에 예쁜 ‘서울연애 포스터를 보고 영화를 택한 관객은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영화를 다 본 후 배신감은 공감으로 변하며 여운까지 선물한다.
사진=스틸
‘영시는 썸만 타는 남녀친구사이 이야기를 다뤘고, ‘서울생활은 동거하는 커플 사이에 낀 한 여자 후배를 통해 뜨뜻미지근한 남녀의 관계와 예상치 못한 장애물(?)을 대하는 태도, ‘상냥한 쪽으로는 가장 난해하지만 장거리 연애와 급식 문제, 취업난 등을 전체적으로 다뤘다. 또한 ‘춘곤증은 유부녀와 사랑에 빠진 아르바이트생으로 통해 생존과 그 안에서 싹트는 사랑의 힘을, 솔로의 아픔을 담담하게 그려낸 듯한 ‘군인과 표범, 판소리 권투를 통해 잊었던 자아를 찾는, 옛 연인까지 회상하는 ‘뎀프시롤-참회록이다. ‘춘곤증을 제외하면 그리 자극적인 장면은 별로 없다. 윤박과 김수아의 베드신이 진하지만 다른 19금 영화에 비교하자면 수위가 약하다.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서울연애는 청소년 관람불가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에 따르면 ‘서울연애는 영상의 표현에 있어 선정적인 부분은 성적 행위 등의 묘사가 노골적이며 자극적인 표현이 있고, 그 외 대사 및 모방위험 부분에 있어서도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청소년이 관람하지 못하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이다. 즉 선정성과 대사, 모방위험은 ‘높음이며 주제는 ‘다소높음, 약물은 ‘보통, 폭력성과 공포는 ‘낮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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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성은 ‘춘곤증을 제외한다면 ‘영시는 볼뽀뽀 등만 하는 수위이며 ‘썸에 대한 두근거림을 표현해주는 정도이다. 영화 속 대사 역시 현실적이라 선정적이기보다는 지극히 평범한 수준이다. 다소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지만 그 부분만으로 해당 등급이 정해졌다고 보기에는 억지에 가깝다.늘 그렇듯 등급과 영화는 갈등하고 충분한 설명 없이 그저 뭉뚱그려놓은 서술적 내용기술이 관객들을 이해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 대한 해당 영화의 설명을 좀 더 친절하게 할 필요가 있고, 아직까지도 영화에 대해 조금 더 열린 영등위의 시선이 필요하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