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세계여성평화운동가들이 걸어서 비무장지대(DMZ)를 건너는 ‘위민크로스디엠지(WomenCrossDMZ) 행사를 사실상 허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15일 전해졌다.
다만 북한에서 판문점을 통해 입국하는 방식 대신 경의선 육로를 통해 남북을 횡단할 것을 주최 측에 권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국제 여성평화운동단체가 추진하는 남북 DMZ 횡단과 관련해 안전 문제와 출입국 절차 등을 고려해 판문점이 아닌 경의선 육로로 입경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판문점은 정전체제를 관리하는 지역으로 출입경 통로로는 부적절하다”며 남북 간 통행 절차가 합의된 경의선 육로를 이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경의선 육로도 차량을 통한 입경만 남북 간에 합의돼 있다”며 도보로 건너려면 남북 군 당국 간 별도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전체제를 관리하는 유엔군사령부도 판문점을 통한 남북 도보횡단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7년 10월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방북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남북 간 협의 절차를 거쳐 경의선 육로를 도보로 횡단한 바 있다. 경의선 육로의 남북 접경 지역도 DMZ로 양측 무장 병력이 경비를 서고 있다.
당초 위민크로스디엠지는 40여명의 행사 참가자가 오는 24일 판문점을 통해 북측에서 남측으로 입경하겠다며 정부에 승인을 요청했었다.
북한의 ‘세계인민들과의 연대성조선위원회도 지난 4일 위민크로스디엠지의 입경 계획을 통일부에 통보하면서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정부는 위민크로스디엠지 참가자들이 경의선 육로 대신 당초 자신의 계획대로 판문점을 통해 내려오더라도 불법 입국으로 체포하지는 않을 방침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위민크로스디엠지 참가자들이 판문점을 통해 입국하더라도 경의선 남북 출입국사무소를 통한 정상적인 출입경 절차를 밟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여성운동가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주도하는 위민크로스디엠지 행사에는 197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북아일랜드의 메어리드 매과이어와 201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라이베리아의 리마 보위 등 여성 인사들 외에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일본 여성계 인사도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오는 19일 평양을 방문해 북측의 ‘조선의 통일과 평화를 위한 국제여성대행진 준비위원회 등과 공동 행사를 한 뒤 24일 남측으로 내려와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위민크로스디엠지와 함께하는 평화 축제 등의 행사를 한 뒤 26일 출국할 예정이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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