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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학의 ‘부활투’…‘MOON’이 웃을 수 있는 이유
입력 2015-05-14 23:21  | 수정 2015-05-14 23:23
14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3회말까지 무실점으로 막아낸 NC 선발 이재학이 그라운드를 내려오며 옅은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5회 이상 던져줘야지.”
김경문(57) NC 다이노스 감독은 우완 선발투수 이재학(25)의 부활을 간절히 원했다. 얇아진 마운드의 희망이었다. 그리고 이재학이 응답했다.
김 감독은 14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이재학 이야기 합시다”라며 말문을 연 뒤 이재학이 5회 이상 던져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전날(13일)에도 김 감독은 이재학이 빨리 자기 자리를 잡아야 된다. 선발 로테이션에서 몇 번 빠졌는데 이제 돌아와야 한다”며 이재학의 부활을 애타게 기다렸다.
이재학은 NC 유니폼을 입고 2년 연속 10승을 책임진 토종 에이스였다. 그러나 올 시즌은 부진에 시달렸다. 7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6.38로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7경기 중 퀄리티스타트는 단 한 번도 없었고, 5이닝 이상을 버틴 경기도 단 1경기에 불과했다.
NC는 전날 잠실 LG전에서 외국인 선발투수 찰리 쉬렉이 ⅓이닝 만에 3실점 조기 강판되는 위기에 놓여 있었다. 주중 첫 경기서 불펜 소모도 많았다. LG전 선발 등판을 앞둔 이재학의 어깨는 무거웠다. 이재학은 지난달 25일 LG전 4이닝 5실점 패전의 기억도 있었다.
이재학은 김 감독의 바람에 100% 만족스러운 결과로 답했다. 6이닝 동안 안타 1개만 허용하며 2볼넷 3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투구수 107개를 소화하며 살아난 LG 타선을 잠재웠다. 두 차례 수비 실책에도 흔들림 없이 마운드를 지켜냈다. 올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에 최다 이닝, 최다 투구수를 기록했다.
이재학은 주무기 체인지업으로 LG 타선을 상대했다. 속구 47개보다 많은 60개의 체인지업은 절묘하게 미트 구석구석을 파고들었다. 3회 2사 후 연속 볼넷으로 맞은 1, 2루를 제외하면 위기도 없었다. 2회와 4회 잭 한나한을 상대로 실책을 저질렀으나 후속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재학은 이날 완벽했으나 타선의 지원은 없었다. NC 타선은 6회까지 단 2안타 빈공에 시달렸다. 0-0으로 맞선 7회 수비 때 손정욱에게 마운드를 넘긴 이재학의 시즌 2승 기회도 날아갔다.
NC는 이날 7개의 안타를 만들고도 득점력 부재에 시달리며 연장 12회 0-0 무승부 경기로 끝냈다. 아무 소득이 없었다. 이재학의 6이닝 호투에도 불펜만 5명을 소진했다.
그러나 이재학의 부활 전주곡에 김경문 감독은 웃을 수 있는 날이었다. 김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감독이 운영을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선수들이 집중력 있게 끝까지 잘해줬다. 경기를 이기진 못했지만 많은 의미를 가져다준 경기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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