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이 현역시절 복무 부적응자로 분류된 전역자의 복무기록을 예비군 부대에서 활용하는 데 난색을 표명했다.
군 안팎과 정치권에서는 현역시절 복무 부적응자가 예비군 훈련 때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 중 하나로 현역시절 복무기록을 예비군 부대에서 살펴보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육군은 ‘인권침해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이같은 장치를 마련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 찬반 논란도 예상된다.
육군 관계자는 14일 현역시절 정신병력 등을 예비군 훈련에 활용하는 문제는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만약 이런 자료가 예비군 부대로 넘어가거나 유출됐을 때 인권침해나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파급 효과가 엄청날 것”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다른 관계자도 현역시절 복무 부적응 자료를 예비군 훈련에 반영하면 심각한 인권 침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예비군 훈련부대가 현장에서 안전 통제를 강화하고 안전 매뉴얼을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해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육군의 이런 완강한 태도로 미뤄 현역복무 때 ‘관심병사로 분류된 자료를 예비군 부대에서 참고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관심병사 자료를 예비군 부대에서 참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지난 13일 서울 내곡동 예비군훈련장에서 총기를 난사한 20대 최모씨가 관심병사로 분류됐던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최씨는 지난 2012년 1월 입대해 두달 뒤 자대로 전입했다. 전입한 그달에 81㎜ 탄약수로 보직을 받았지만 불만을 토로해 그해 7월 30일 취사병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부대는 하루 만에 K-3 사수로 변경했다. 지난 2013년 6월 2일 잡초를 뽑는 등 전투근무지원병으로 같은달 27일 소총수로 각각 보직이 바뀐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6월에는 부대 인성검사에서 ‘자살징후가 식별되어 B급 관심병사로 분류됐다가 좀 호전되어 C급으로 낮췄으나 B급으로 재조정됐다.
이때 GOP 5개월 근무하고 다른 부대로 빠져나왔으며 이 과정에서 근무 부대는 대대가 1번, 중대가 2번 바뀌었다.
특히 인성검사에서 내적 우울감, 좌절감 상승, 군 생활 비관적, 자기 가치 부정적 평가” 등의 결과가 나왔고 중대장은 면담 기록에서 전역 후 미래 불투명”이라고 적었다고 육군은 전했다.
현역시절 관심병사로 분류됐더라도 전역 후에 상태가 호전되는 사례도 많지만 최 씨처럼 자기감정을 극단적인 방법으로 표현하는 전역자가 예비군으로 편입되는 것을 막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예비군 훈련 부대에서는 ‘병사자력시스템 자료만 넘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자료에는 예비군이 전역 전 어느 부대에 근무했고 어떤 직책이나 특기를 가졌는지 정도만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육군 관계자는 현역시절 관심병사 기록자료는 지휘관 참고용으로만 작성되기 때문에 부대 밖으로 반출되지 않는다”면서 현역시절 자료는 예비군 부대로 넘어오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국회 국방위원들은 육군과 다르게 설명하고 있다.
김성찬 새누리당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의 예비군훈련장 총기난사 사건에 대한 국방부의 긴급 현안보고 자리에서 현역 때 관심사병, 보호사병에 대해 예비군도 확인할 수 있게 시스템은 만들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런 부분을 현장의 훈련부대에서 확인을 잘 안 했다고 한다”며 예측되는 신상특이자에 대한 관리 통제가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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