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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2015년 여배우’③] 한준희 감독 “여성이자 엄마라 가능한 부분 있어”
입력 2015-05-13 16:09 
사진=MBN스타 DB
[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 ‘화장과 ‘장수상회, 특히 ‘차이나타운이 개봉하기 전까지 여배우는 부족했고 여자영화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래서 이 작품들의 개봉이 여러 모로 반가웠다. ‘타짜 정 마담으로 홍일점으로서 제 몫을 다한 배우 김혜수와 ‘은교로 데뷔하자마자 자신의 색을 띄며 무섭게 성장 중인 김고은의 조합은 각자의 특징을 강조하면서도 묘하게 어울렸다.

사막 같은 극장가에 단비와도 같았던 여배우, 여자영화 ‘차이나타운의 힘을 꽤나 컸고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유일하게 한국영화로서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김혜수와 김고은의 ‘쓸 모 있는 조합을 생각해낸 건 영화감독 한준희다. ‘그해 여름 현장진행, ‘바보 연출부, ‘사이코메트리 각본으로 경험을 쌓은 후 ‘차이나타운으로 감독 신고식을 치렀다. 첫 영화치곤 폭발적인 반응을 받고 있으며, 제68회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공식 초청됐다.

Q. 극중 엄마이자 조직의 보스인 김혜수는 여성임에도 매우 강하다. 뭇 남성 못지않게 살벌하며 쓸 모 있음을 강조한다. 남배우였다면 강하기만 했을 텐데, 자주 전화를 거는 모습과 전용 의자에 앉아 식구들을 기다리는 모습이 여배우라 더 섬세하고 부드럽게 살아난 듯하다.

A. 여배우이기에 가능했던 부분은 엄마는 항상 같은 자리에 앉아 아빠의 뒤를 이어 가족을 지키지 않냐. 김혜수 역시 엄마로서 자신의 의자에 남아 식구들을 지켜야 된다는 여성의 강렬한 이미지이자 뿌리를 담고 싶었다. 보스이지만 마치 엄마가 딸, 아들에게 전화를 거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끼니를 묻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며, 이 부분이 묘한 뉘앙스를 풍기는 것이다. 때문에 남자였다면 느낌이 살지 못했을 것이다.

Q. 처음부터 이를 염두에 두고 주인공을 여성으로 잡은 것인가.

A. 성별보다는 인간 그 자체와 캐릭터의 성격을 먼저 봤다. 그 후 강력한 결단이 필요한 순간 본인이 책임을 지는 모습 등이 남녀마다 다르다는 걸 느끼고 캐릭터를 잡았다. 캐릭터의 강약과 여자영화를 연출해야지라는 접근보다는 캐릭터 구축에 있어 어떤 인간인지로 먼저 접근했다.

중요한 인물을 만든 후 이를 뒷받침 해줄 또 다른 인물을 생각해냈다. 남녀를 생각하기보다는 먼저 인간 그 자체에 집중했다. 그러던 중, 남성보다는 여성이 주인공이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Q. 어떤 부분이 남배우가 아닌 여배우로서의 끌림을 이끌어냈는가.

A. ‘차이나타운은 생계와 생존에 대한 이야기이다. 전통적으로 한국에선 엄마이자 여자는 집을 지키고 있다. 아빠를 도와 가정을 지키는 것이다. 여성보단 엄마에 집중해 접근한 것이다. 극중 일영(김고은 분)이나 엄마(김혜수 분)가 여성이기에 가능한 차분하고 섬세한 정서가 있었다. 거기에 강렬함까지 더하고 싶었다. 또한 여성이라서, 엄마라서 가능한 부분도 있었다.

Q. 극중 김혜수가 맡은 엄마는 별도의 이름 없이 엄마로만 통일되고 홍보되고 있다. 의미가 있나.

A. 죽을 때까지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엄마다. ‘차이나타운 속 엄마는 악인으로서의 면모도 있지만, 이를 지우고 나면 식구들에게 연락을 한다. 네 명의 자식들에게 ‘밥 먹었어 등의 말도 건넨다. 강인하면서도 부드러운 이미지가 담겼으면 하는 생각에서 평범하게 엄마라고 부르고 싶었다.

사진=MBN스타 DB
Q. 색이 강한 김혜수와 김고은의 현장 모습은 어땠나.

A. 김혜수는 현장에서 극중 엄마 옷을 입고 즐거워했다. (웃음) 정말 엄마처럼 배우와 제작진을 일일이 챙겨줬다. 그러다가도 촬영이 시작되면 친근한 일상과는 180도 달라지더라. 그 모습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를 느꼈다. 김고은은 사람의 시선과 관심을 자신에게 빨아드리게 하는 매력이 있더라.

Q. ‘차이나타운을 소개한다면.

A. 생존은 내게 중요한 화두이며, 이는 거창한 게 아니라 간단한 것이다. 누구나 살아남고자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생존은 자연스럽고 중요한 가치이다. ‘차이나타운에는 이에 대한 것이 담겨있고 많은 여지를 주는 작품이다. 때문에 관람 후 생각할 게 많아질 것이다. 다소 불친절한 부분이 있는데 이는 관객 스스로 해석할 여지를 둔 것이며, 열려있는 디테일이 많기에 곱씹어볼 만하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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