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명동~동대문 ‘코리아 브로드웨이’ 조성 효과
입력 2015-05-13 11:42 

공연은 관광에 날개를 달아준다.
공연을 보러 온 외국 관람객들 덕분에 숙박업체와 쇼핑가, 식당 등 관광 산업이 득을 본다. 뉴욕 브로드웨이가 그 증거다. 지난해 전세계 관광객 1200만명이 몰려가 공연 티켓 10억 달러(약 1조80억원)를 구입했고, 관광 산업 경제효과가 20억 달러에 달했다. 뉴욕에서 공연 관람은 쇼핑과 더불어 필수 관광 코스다.
하지만 서울 명동과 동대문 거리에는 ‘쇼핑만 있고 ‘문화는 없다. 만약 외국 관광객들이 싹쓸이하고 있는 패션 상품과 화장품의 구매 가치가 떨어진다면 그들이 다시 이 곳을 찾을지 의문이다.
서울 명동과 동대문시장 등 외국 관광객 밀집 지역에는 넌버벌 퍼포먼스(비언어극) ‘난타 ‘드럼캣 ‘오리지널 드로잉 등 300~500석 규모 소극장 공연이 대부분이다. 그마저도 여행사와 연계해 할인 티켓을 판매하기 때문에 높은 수익을 올리기 힘든 구조다.

연극 전문 명동예술극장에서는 외국 관광객을 찾아보기 힘들다. 언어 장벽 때문이다. 외국어 자막이 없어 한국어 공연을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뉴욕 브로드웨이가 증명하듯 공연은 관광객 지갑을 여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명동에서 동대문으로 이어지는 공연장 벨트 ‘코리아 브로드웨이를 조성한다면 서울이 더 매력적인 관광 명소로 거듭날 것이다.
다행히 관광객 수는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방한 관광객 수는 역대 최고치인 1400만명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16.6% 늘어난 수치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2020년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기대되는 해외 관광객은 2013년 1200만명에서 2300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때 새롭게 창출되는 부가가치 유발액은 약 40조원 증가한 54조5000억원(2020년 명목 GDP의 약 2.5%)에 달할 전망이다. 또한 관광객 증가로 인해 새롭게 생겨나는 일자리는 2013년 현재 41만명에서 112만명이 증가한 약 153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코리아 브로드웨이를 조성하려면 하드웨어인 공연장과 소프트웨어인 공연 콘텐츠를 동시에 개발해야 한다. 특히 공연장 확충이 급선무다. 이 지역에 558석 규모 명동예술극장, 1000석 이상 대극장인 충무아트홀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대학로 소극장이 밀집해있지만 대극장이 부족하다. 18년 동안 뉴욕 브로드웨이에서만 10억달러(1조 80억원)를 벌어들인 뮤지컬 ‘라이언킹(1700석 극장)처럼 높은 매출액을 올리려면 1000~2000석 대극장을 확충해야 한다. 뉴욕 브로드웨이처럼 극장이 밀집돼야 부가가치가 크기 때문에 정부와 서울시가 개입해 이 지역에 대극장을 늘려야 한다.
극장은 공연 시장 전체 규모를 키우는 핵심 요소다. 10년전 뮤지컬 전용극장인 잠실 샤롯데씨어터(1241석)와 한남동 블루스퀘어(1767석),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1242석)가 없을 때만 해도 국내 뮤지컬 산업 규모는 1500억원에 머물렀지만 지난해에는 325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명동과 동대문 부동산 가격이 너무 높아 적당한 부지를 찾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그 대안으로 기존 빌딩 증축과 리모델링을 제안한다. 공연장을 확충하는 건물주에게 파격적인 세제혜택을 주는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공연장 건립 규제도 완화해줘야 한다.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중인 1900석 규모 서울 남산 동국대 뮤지컬전용극장은 10개월 넘게 고도제한과 진입로 등 각종 인허가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극장 건립 관계자는 남산 근린공원지구에 위치해있어 건축 규제가 까다롭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문화 시설 규제를 완화해주면 극장 건립이 수월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뮤지컬이 노동집약 산업이어서 고용창출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공연 제작비 70%가 인건비로 지출된다.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 심각한 인건비 체불도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 출연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배우와 스태프가 부지기수다.
극장 확충과 동시에 관광객과 통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공연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외국 라이선스 공연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제작비 지원과 법인세·부가세 혜택, 문화비 지출 소득 공제, 창작 공연 육성 펀드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창작 역량을 키우려면 작곡가와 대본 작가, 연출가, 프로듀서 등 전문 인력을 양성할 뮤지컬 아카데미도 설치해야 한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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