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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자24시]‘유승준’을 ‘스티브 유’라 쓸 수밖에 없는 이유
입력 2015-05-12 19:30  | 수정 2015-05-12 22:01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가요계는 물론 한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는 미국인 스티브 유(39·한국명 유승준)의 국내 복귀 움직임이 일고 있어 연예가가 시끄럽다. 그가 병역기피 목적으로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고 판단한 법무부의 입국 금지 처분 13년 만이다.
스티브 유는 자신의 병역 문제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와 그간 살아온 삶에 관한 인터뷰 방송을 준비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5월 19일 아프리카TV를 통해서다. 그는 인터넷 방송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사실상 활로가 없던 국내 방송·언론의 장벽을 자연스럽게 넘어섰다.
국내 다수 언론은 유승준의 이러한 행보를 이날 일제히 보도했다. 네이버·다음 등 각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역시 온종일 그의 이름이 상위권에 올랐다. 덕분에 과거 그의 발언들까지 새삼 재조명되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그의 한국 연예계 복귀 의지를 둘러싼 대중의 여론은 명확히 갈리고 있다. 단순하게 종합하면 "이만하면 됐다. 그에게 너무 가혹했다"는 찬성 의견과 "여전히 용서할 수 없다"는 반대 의견이 팽팽하다.

복귀를 찬성하는 이들 주장은 그의 억울한 면을 주목한다. 이른바 지나친 '괘씸죄'가 적용돼 그의 해명 혹은 재입대 기회조차 박탈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남자 연예인에게 군(軍) 문제는 유독 엄격한 잣대가 적용된다. 정치인에 비해서 말이다. 그가 미국 출신이었다는 점을 떠올리면 오해가 있을 법도 하다.
반면 그의 복귀를 반대하는 이들의 정서는 '배신감'에 치를 떤다. 스티브 유 본인의 말처럼 과거 '아름다운 청년'으로 불렸던 그는 여러 매체와 인터뷰에서 "정당히 군대를 가겠다(2001년 공익근무 판정)"고 호언했었기 때문이다. 그는 국내에서 가수로 1997년 데뷔했다. 이후 2001년까지 큰 인기를 끌었다. 독보적인 퍼포먼스와 가창력에 더해 반듯한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터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단순한 '배신감'이 아니다. 그가 군대를 간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가 아니다. 솔직히 국방의 의무를 수행해야 하는 대한민국 남성의 속내는 그를 전혀 이해 못할 것도 없다. 인지상정이다.
다만 많은 이가 잘 기억하지 못하거나 몰라서, 반드시 짚고 넘어갈 점이 있다. 스티브 유가 출국할 때 그는 이미 입대 영장을 받은 상태로 알려졌다. 영장이 나온 이후에는 일반적으로 출국 허용이 되지 않는다.
물론 합당한 사유가 있다면 가능하다. 그래서 그는 일본 콘서트 출연을 이유로 출국 허가를 받았다. 풍문에 따르면 스티브 유는 이러한 과정에서 병무청 직원의 보증과 공연이 끝나는 대로 바로 입국하겠다는 각서를 썼다. 그럼에도 그는 일본 공연 후 돌연 미국으로 가 시민권 취득 후 국내 입국길에 올랐고, 결국 공항에서 추방됐다.
스티브 유는 자신의 웨이보에 "이제 와서 제가 감히 여러분 앞에 다시 서려고 합니다. 떨리고 조심스럽지만 진실 되고 솔직한 마음으로 서겠습니다. 진실만을 말하겠습니다. 너무 늦어서,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서 정말 죄송합니다. 5월 19일 저녁 10시 30분에 뵙겠습니다. 아직 아름다운 청년이고픈 유승준"이라고 글을 남겼다.
그가 말하는 '진실'이 오해로 빚어진 '풍문'에 대한 것이길 바란다. 이 부분에 대한 본인의 정확한 해명이 우선되어야 한다. 해당 '풍문'이 '사실'이라면 그가 말할 '진실'은 큰 의미가 없다. 진심 어린 사과만 있어야 한다. 그 다음 대중이 용서했을 때, 미국인 '스티브 유'가 아닌 온전히 '가수 유승준'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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