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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뷰] ‘악의 연대기’, 믿고 보는 손현주와 진면목 발휘한 마동석-박서준
입력 2015-05-12 13:31 
사진=포스터
손현주를 믿고 ‘악의 연대기를 보다, 마동석과 박서준, 최다니엘의 진면목까지 보게 된다.


[MBN스타 여수정 기자] 분명 긴장감만을 우선적으로 선사하는 스릴러인데 ‘시간은 지나도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묵직한 메시지까지 전하고 있다. 매우 정의롭게(?) 살던 중 우연히 살인사건을 저지르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순수하고 정의롭던 과거 자신의 모습과 만나게 된 최반장(손현주 분)을 통해 자신을 돌아볼 기회까지 준다.

영화 ‘악의 연대기는 시작부터 살인사건이 벌어지며 범인이 누구인지도 친절하게 알려준다. 속 시원한 상황 설정은 속도감과 긴장감을 높이는 데 한 몫 하며, 자신만이 알고 있는 비밀을 숨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최반장을 보고 있자면 덩달아 손에 땀이 난다.

또한 ‘끝까지 간다 ‘내가 살인범이다 ‘더 테러 라이브 ‘최종병기 활 제작진이 뭉쳤기에 초반 ‘끝까지 간다와 유사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범인이 적나라하게 공개되고 자책감 속에 고군분투한다는 부분을 제외하곤 다르다. ‘끝까지 간다보다 더욱 등장인물의 심리에 집중했기에 최고의 몰입도를 이끌어내고 있다.

연출을 맡은 백운학 감독은 ‘끝까지 간다와 시작이 유사하다는 건 인정하지만 종류가 다른 영화이다. 이야기가 다르며 ‘악의 연대기가 좀 더 인물의 감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게다가 최반장은 특급 승진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살인사건을 저질러 좁혀오는 수사망과 자책감에 몸 둘 바를 모른다. 때문에 한순간에 극한 상황에 몰린 주인공의 복잡 미묘한 심리가 제대로 드러났고 이를 연기한 배우 손현주 역시 최반장 그 자체다.

‘숨바꼭질 후 이번 작품을 통해 스릴러로 복귀한 손현주는 그냥 믿고 보면 된다. 대사 보다 불안한 그의 표정과 손짓, 행동을 보는 재미가 크기에 대사는 그의 연기에 있어 거들일 뿐이다. 특히 나하고 같이 죽자”고 극한의 상황에 처한 후 내뱉는 대사나 폭풍 오열, 눈 밑의 떨림 등은 관객이 최반장의 심리를 이해하게끔 안내하고 있다.

손현주만을 믿고 ‘악의 연대기를 본 관객은 마동석과 박서준, 최다니엘의 진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푸근한 듯 무게를 잡아주는 마동석과 스크린 신고식을 제대로 치를 박서준, 치명적인 악역 최다니엘의 조화가 돋보인다. 이들의 심리를 대변해주는 OST 역시 제 역할을 다해냈다.

그러나 반전은 너무도 예상을 뒤엎어 감탄보단 황당하다. 그만큼 인물의 성격이 강했다는 강점도 있지만 너무 큰 기대 이상의 반전이라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관객 입장에선 조금은 당황스럽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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