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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규의 ‘한 방’, ‘LG의 역습’ 위한 경종
입력 2015-05-12 06:01 
LG 트윈스 내야수 박지규가 흙투성이 유니폼으로 홈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절대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LG 트윈스의 신예 내야수 박지규(24)의 대답은 늘 같았다. 안정적인 2루 수비에 타격 능력까지 기대 이상의 활약. 올해 1군 합류 이후 꾸준한 활약을 펼치면서도 목표는 오직 1군에 계속 살아남는 것”이었다.
잘하지 못한다던 박지규가 해냈다. LG는 지난 10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1-2인 8회 2사 만루서 터진 박지규의 역전 싹쓸이 결승 3루타로 신생 구단 kt에 창단 첫 스윕패 수모를 면했다.
박지규는 LG의 침묵했던 ‘만루의 법칙을 깼고, 동시에 꽉 막혔던 득점권 타격 부진을 뚫었다. 이후 이병규(7번)의 쐐기 투런까지 터지면서 지독했던 득점력 실종에서 해방됐다.
대졸 신인인 박지규는 지난해 신인 2차 지명에서 5라운드로 뽑은 내야수다. 스프링캠프 기간 유지현 수비코치의 눈에 들어 1군에 합류했다. 양상문 감독은 유 코치가 의외로 수비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 매끄럽게 처리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1군에 있으면서 방망이도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박지규는 신인인데 침착하다. 손주인 대신 출전한 2루 수비에서 입증했다. 강습 타구를 몸으로 막아내고 처리하는 과감한 판단도 계산적으로 해냈다. 올 시즌 24경기에 출전해 무실책 경기를 하고 있다. 박지규가 스스로 가장 만족하는 부분도 아직까지 실책을 하지 않아 다행”이라는 것.
박지규는 시즌 타율 2할6푼7리를 기록하고 있지만, 선발 2루수로 출장한 최근 7경기에서는 타율 2할9푼6리(27타수 8안타) 5타점 3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안타와 타점, 득점에 허덕이던 LG 타선에서는 단비 같은 역할이었다.

박지규의 기대 이상의 활약은 의미가 크다. LG는 베테랑들이 타선의 중심이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에는 정성훈을 제외하고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팀 내에서 타율 3할을 넘긴 타자는 정성훈(3할5푼8리) 잭 한나한(3할3푼3리) 박용택(3할3리) 등 3명밖에 없다. 한나한은 4경기밖에 출전하지 않았고, 박용택은 최근 타격감을 끌어올리며 3할 고지에 올라섰다.
LG의 베테랑 타선은 평균치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 시즌 초반 지독했던 타격 부진이 오히려 약이 될 수 있다. 특히 이진영(2할5푼) 이병규(7번·2할3푼) 이병규(9번·1할7푼7리) 손주인(2할4푼7리) 오지환(2할4푼6리) 등은 감을 잡으면 타격이 살아날 수 있는 타자들이다.
박지규의 싹쓸이 3타점 결승타는 kt를 울린 것 이상으로 팀 타선에 제대로 한 방을 먹였다. 득점권 타격 부진에 시달리던 LG 타선에 울린 경종이었다.
1군에 살아남기 위해 부담을 이겨낸 루키의 활약이 스트레스에 짓눌려 있던 베테랑 타선의 신선한 자극제가 될 수 있을까. 지난 2년간 5월 최악의 성적을 이겨내고 반등에 성공했던 LG의 역습이 시작될 시점이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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