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최창원 부회장, 케미칼 지배력 높인다
입력 2015-05-10 17:47  | 수정 2015-05-10 20:05
SK케미칼 손자회사인 부동산개발업체 SK D&D가 상장을 눈앞에 뒀다.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는 이번 상장으로 보유 SK D&D 지분을 활용해 SK케미칼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발판을 만들게 된다. 아울러 최근 SK케미칼로부터 분사한 SK플라즈마를 통해 신성장동력인 혈액제 사업부를 키우는 등 SK케미칼 중심의 '홀로서기' 태세를 갖추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 부회장이 조만간 SK케미칼 계열분리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 D&D는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오는 6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주간사는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이다. SK D&D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며 제시한 공모희망가는 주당 2만~2만4000원이다. 최창원 부회장은 SK D&D 258만5000주(지분율 31.3%)를 갖고 있어 공모희망가 최상단인 2만4000원에 상장될 경우 지분가치가 620억원에 달한다.
이번 SK D&D 상장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SK D&D가 SK케미칼 계열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다. SK케미칼은 '최창원 부회장→SK케미칼→SK가스→SK D&D'로 이어지는 출자구조를 갖고 있다. 최 부회장이 SK D&D를 팔아 SK케미칼 지분을 사들일 경우 SK D&D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함과 동시에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SK케미칼 지분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 부회장은 현재 SK케미칼 지분 13.17%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그러나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하기에는 미흡한 지분율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를 방증하듯 최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보유 SK가스 지분 6.1%를 전량 매각한 뒤 해당 자금으로 SK케미칼 주식 62만3000주를 사들였다. 이에 따라 최 부회장의 SK케미칼 지분은 기존 10.18%에서 13.17%로 늘어나며 지배력이 강화된 바 있다. 이번 SK D&D의 상장으로 최 부회장이 향후 SK D&D 지분을 매각해 이를 바탕으로 SK케미칼 지분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당분간 최 부회장은 SK D&D 기업가치 상승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K D&D 기업가치가 커질수록 향후 SK D&D 매각을 통한 SK케미칼 지분 확대 여력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SK D&D의 최근 행보는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SK D&D는 부동산개발업에 최근 신재생에너지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SK D&D는 제주 가시리 풍력발전소의 부분상업발전을 지난해 11월 개시한 데 이어 지난달부터 본격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풍력발전소를 시험 가동해 본 결과 매출총이익률이 70%에 달하는 등 높은 수익성을 보인 데 힘입어 상업운전을 정식으로 개시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SK D&D는 신규사업 확장을 위해 이번 상장 시 신주 160만주를 발행해 최대 384억원의 자본을 수혈할 예정이다. SK케미칼은 혈액제 사업부 분사로 새 '먹거리' 발굴에 나서는 등 계열분리를 위한 몸 만들기에 한창이다. 이에 대해 SK케미칼 관계자는 "플라즈마 분사는 계열분리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SK케미칼 혈액제 사업부 분사로 출범한 SK플라즈마는 지난 7일 경북 안동에 혈액제 신공장 착공에 나서는 등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성장을 위한 투자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SK플라즈마는 향후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외부자금 1000억원을 유치할 예정이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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