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분리형BW 발행 재개 앞두고 투자상품 `봇물`
입력 2015-05-10 17:35  | 수정 2015-05-11 11:38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하면서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부활이 임박하자 주식 관련 채권(메자닌)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채권 이자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면서 자본이득을 동시에 노릴 수 있어 저금리 시대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사모형 펀드 일색이던 메자닌 상품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메자닌'이란 이탈리아어로 건물 1·2층 사이에 있는 중간층을 뜻하는 말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을 띠는 주식 관련 채권을 지칭한다. 채권 발행금리로 일정한 수익을 올리면서 채권 가격 상승과 주식전환권·워런트 등 주식 관련 자본이익으로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채권투자자문은 최근 월적립식 하이일드 펀드(투자일임)를 새로 출시했다. 월 10만원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으로 전환사채(CB)와 BW 등 메자닌 채권과 하이일드 채권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동시에 목돈을 내고 매달 일정액을 돌려받는 월지급식 상품도 내놨다. 이 상품은 분리과세 하이일드 요건을 갖춰 공모주 우선 배정과 분리과세 혜택도 누릴 수 있다.
분리형 BW 발행이 재개되면 BBB+ 등급 이하 하이일드 채권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상품군을 대폭 늘린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로 자금 2000억원 이상을 모았다. 최근 1년간 누적 수익률은 30%를 넘는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분리형 BW 발행으로 하이일드 채권 투자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며 "분리형 BW는 신주인수권(워런트)을 미리 팔 수 있어 CB에 비해 불확실성이 낮고 기대수익도 높다"고 말했다.
메자닌에 투자하는 증권사 랩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메자닌에 투자하는 '신한명품 메자닌 공모주랩'이 출시 6개월 만에 누적수익률 18.07%를 거뒀다고 밝혔다. 누적 가입금액은 52억원 수준이다.
대신증권과 BNK투자증권도 올해 초 메자닌랩을 출시했다. KTB자산운용은 한시적으로 모집하는 사모형 메자닌 펀드를 꾸준히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수익률이 연 30%에 이를 정도로 고수익을 냈다.
정부는 2013년 9월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분리형 BW 발행을 전면 금지시킨 바 있다. 대주주가 신주인수권을 싼값에 사들여 경영권 확보에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분리형 발행이 막히면서 BW 발행시장도 급감했다. 2013년 3조원에 육박하던 발행 물량이 1년 만에 10분의 1 아래로 줄어든 것. 이번에 대주주 악용 소지가 작은 공모형 발행이 재개되면 신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기업들의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분리형 BW 공모 발행을 허용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했고 향후 본회의를 통과하면 바로 시행 가능하다. 이르면 이달 초 공모 발행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BW 시장이 위축되면서 일반 회사채를 발행하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자금 마련에 애를 먹었다"며 "하이일드 채권 시장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민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