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만” 원했던 정성훈, 외로운 4번타자였다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올라가는 게 문제가 아니다. 1승이 더 급하다.”
LG 트윈스 내야수 정성훈(35)이 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배팅 훈련을 나서면서 조용히 내뱉은 말이다.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한 마디였다.
정성훈은 극심한 타격 침체에 빠져 있는 LG에서 유일하게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타자다.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3할6푼6리를 기록하며 전체 타율 4위에 올라있다. 외로운 팀 내 타격왕이다.
정성훈은 지난 6일 잠실 두산전부터 4번 타자로 나섰다. 올 시즌 처음으로 이병규(7번)를 2번 타순으로 내린 양상문 감독의 결단. 시즌 첫 4번 타자로 나선 정성훈은 3타수 2안타를 때려내며 타순에 상관없이 존재감을 발휘했다. 그러나 팀은 7연패. 정성훈 혼자 하는 야구가 아니었다.
정성훈의 강한 의지는 4번 타자로 나선 이틀 연속 빛났다. 두산 선발투수 진야곱을 상대로 2회 첫 타석은 삼진으로 돌아섰으나 0-3인 4회초 추격의 물꼬를 틀었다. 정성훈은 1사 후 좌전 안타를 때려내며 진야곱을 흔들었다. 진야곱은 정성훈의 안타 이후 급격히 무너지며 3연속 볼넷을 허용, LG는 밀어내기 볼넷으로 추격에 나서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LG는 4회말 선발투수 헨리 소사가 1사 1루서 김재환에게 적시 2루타를 맞아 3-4로 다시 리드를 내줬다. 그러나 정성훈은 5회초 2사 후 김명성을 상대로 4-4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3호. 침묵을 깬 한 방이었다.
정성훈의 홈런 뒤 LG 타선은 다시 침묵했다. 4-4의 지루한 공방전이 펼쳐진 연장 11회초. LG의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박지규의 내야안타로 만들어진 1사 1루서 이병규(7번)가 우전안타로 찬스를 이었고, 대타 김용의의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었다.

정성훈은 역시 해결사였다. 윤명준을 외야로 타구를 날렸다. 우익수 희생플라이. 3루주자 오지환이 태그업으로 결승점을 찍으며 연장 11회의 지긋지긋한 경기를 끝냈다.
LG의 타선은 이날도 시원한 타격을 선보이지 못했다. 정성훈은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결승 타점을 포함해 멀티히트를 쳐냈다. 정성훈은 외로운 4번 타자로 팀의 6-4, 승리를 이끌며 팀의 7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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