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씨티등 캐피털업체 줄줄이 매물로…대부업·일본계 금융사 군침
입력 2015-05-07 17:49  | 수정 2015-05-07 20:06
최근 실적 부진에 빠진 캐피털업체들이 줄줄이 매물로 나오면서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대부업체들이 군침을 삼키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실시된 한국씨티그룹캐피탈(씨티캐피탈) 예비입찰에는 국내 1위 대부업체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와 웰컴크레디라인대부(웰컴론), 일본계 금융사인 SBI그룹 등이 참여했다.
한국씨티은행 자회사인 씨티캐피탈은 자산이 1조3000억원 규모며 리스영업 부문에서 업계 9위다. 매각가는 1000억원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KT도 그룹 차원에서 정보통신사업(ICT)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잠정 중단된 KT캐피탈 매각 작업을 재추진할 예정이다. 두산그룹도 핵심 사업을 인프라 중심으로 재편함에 따라 두산캐피탈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자산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KT캐피탈 2조8395억원, 두산캐피탈 1조6660억원 수준이다.
캐피털업체들이 줄줄이 매물로 나오는 것은 최근 업계 고유 사업인 할부금융에 저축은행 등 다른 업권이 진출하면서 경영환경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매물로 나온 씨티·KT·두산캐피탈은 모두 최근 3년간 영업수익이 500억~1200억원가량 급감했다.
여기에 최근 주 먹거리였던 자동차 복합할부금융마저 폐지 수순을 밟으면서 수익성이 더욱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신용대출 확대, 동산(설비) 할부 등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캐피털업계 관계자는 "최근 보험대리업과 중고차 판매 중개업 같은 신사업을 추진하려 했지만 규제 때문에 무산됐다"며 "캐피털업계가 살아나려면 다른 먹거리를 찾을 수 있게 각종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캐피털 매물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주로 대부업체나 일본계 금융사다. 특히 대부업체들은 본래 캐피털 사업 확장에 관심이 많은 데다 저금리 기조로 인수자금을 조달하기 쉬운 틈을 타 적극적인 인수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 관계자는 "씨티캐피탈뿐만 아니라 모든 매물에 대해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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