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독감)는 추운지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평균 기온이 20℃를 웃도는 따뜻한 곳에서도 잘 걸립니다. 홍콩은 열대 해양성 기후로 연평균 기온이 23.2℃이지만 올해 2월초 인플루엔자가 유행해 현재까지 약 500명이 목숨을 잃었고 최근에는 마카오에서 3살아이가 사망해 또다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캘리 방예칸 GSK 백신 글로벌사업부문 사장(약학박사)은 최근 인터뷰에서 1년내내 무더운 열대지방이라도 우기와 같이 상대적으로 기온이 떨어지는 시기에 인플루엔자가 발생한다”며 세계 각국에서 매년 10억건 가량의 인플루엔자가 발생하고, 이중 폐렴처럼 심각한 중증상태로 악화된 경우는 300~500만건이고 50만명이 사망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요즘과 같이 초여름 날씨를 보이는 5~6월 얼마든지 독감에 걸릴 수있다는 얘기다.
캘리 사장은 백신주 미스매치(vaccine mismatch)에 의해 발생한 홍콩사태와 유사한 재앙이 한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언제든지 발생할 수있다고 말한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매년 WHO(세계보건기구)의 권고대로 A형 바이러스 2종(H1N1,H3N2), B형 바이러스 2종(B-Victoria,B-Yamagata)을 조합해 만드는데, 백신접종에도 불구하고 홍콩에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이유는 현재 유행하는 A형 바이러스에서 항원 소변이(小變異·Antigenic drift)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변이가 일어난 A형 바이러스 백신이 없어서 확산을 막을 수없었던 것이다. 최근 마카오 3살아이의 사망원인은 WHO가 예상했던 B형 바이러스와 실제 유행한 B형 바이러스가 다른 미스매치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캘리 사장은 미스매치는 크게 ‘완전 미스매치와 ‘부분 미스매치로 나뉘며, 완전 미스매치는 백신에 포함돼 있는 바이러스와 실제 유행한 바이러스가 60%이상 빗나간 것을 의미한다”며 한국은 2년에 한번꼴로 미스매치가 발생해 50%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 13년간 6회의 미스매치가 있었고 유럽은 과거 11년중 총 7번의 미스매치가 발생했다. 캘리 사장은 A형 미스매치는 2~8년주기로 발생하기 때문에 빈도가 낮지만, B형 미스매치는 A형보다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A형 미스매치가 발생하면 대처방법이 아직까지 없지만, B형 미스매치는 4가 독감백신을 통해 사전에 위험도를 낮출 수있다”고 밝혔다. 4가 독감백신은 지난 30년간 사용해온 3가 독감백신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독감예방과 관련해 캘리 사장은 보건당국의 권고대로 매년 백신접종을 받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며 특히 출장 및 여행이 잦은 경우에는 북반구와 남반구에 유행하는 바이러스와 백신접종 권장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인지하고 미리 준비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전세계 인플루엔자 백신시장규모는 약 3억도즈이며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0억달러어치에 해당한다. 이중 미국이 1억 3000만도즈를 차지하고 인플루엔자 백신에서 GSK점유율은 약 30%에 달한다. 백신시장 동향과 관련해 캘리 사장은 글로벌 제약사들은 개인 맞춤형 암백신, 면역치료 백신 등을 개발하기 위해 바이오테크놀로지(BT)쪽으로 관심을 기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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