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만그루 벤 올림픽 단발령?…가리왕산 벌목현장 가보니
입력 2015-05-04 19:40  | 수정 2015-05-04 21:09
【 앵커멘트 】
지금 강원도 정선에선 평창동계올림픽의 스키장을 짓기위한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데요.
단 사흘 경기를 위해 500년된 원시림 5만8천그루가 이미 벌목됐다고 합니다.
그 현장을 윤범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강원도 가리왕산의 활강 스키장 예정지.

마치 산사태가 쓸고 간 것처럼 흙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이곳에서 베어진 나무는 무려 5만 8천여 그루.

이를 통해 2,648미터의 슬로프를 만드는 공사가 막바지에 접어든 겁니다.


공사장 한복판으로 들어가봤습니다.

이미 벌목이 끝난 가운데 지금은 돌을 골라내는 평탄화 작업이 한창입니다.

▶ 스탠딩 : 윤범기 / 기자
- "500년간 원시림을 지켜온 나무들도 이렇게 전쟁터의 폐허처럼 공사장 한편에 방치돼 있습니다.""

나무를 갈아서 만든 톱밥이 거대한 무덤처럼 쌓여있고,

숲속을 흐르던 시냇물은 이젠 돌무더기 사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때때로 불어오는 돌풍이 마치 사막처럼 모래먼지를 일으킵니다.

마을에서 신성시하던 주목은 칼에 베인 듯 톱자국이 선명합니다.

강원도 측은 내년 2월 테스트 이벤트를 위해 공사를 서두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

▶ 인터뷰(☎) : 강원도 관계자
- "내년 2월에 테스트이벤트라고 한번 또 치러야 되잖아요. 경기를 치러야 하는 입장에선 시설을 빨리 해야 되는 부분인데…."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풍혈지대' 등 가리왕산에 지킬 게 많다며 공사중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습니다.

"올림픽이 우선이다, 환경보호가 먼저"라는 논란 속에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소중한 산림은 이미 돌이킬 수 없이 훼손되고 말았습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 bkman96@mk.co.kr ]
영상취재 : 유용규 기자
드론촬영 : 김이수, 김정환
영상편집 : 송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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