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산업銀, 2천억 M&A펀드 조성…자금 60% 후순위 출자
입력 2015-05-01 17:50 
KDB산업은행이 정부의 인수·합병(M&A) 활성화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수천억 원대 기업재무안정 사모펀드(PEF) 결성에 나선다. 산업은행은 결성된 펀드 자금을 활용해 국내 중견·대기업과 손잡고 적극적인 M&A를 통한 기업 구조조정에 뛰어들 계획이다.
1일 산업은행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2000억원 규모의 기업재무안정 PEF를 결성하기 위해 주요 연기금·공제회 등을 대상으로 투자자 모집에 착수했다.
기업재무안정 PEF는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주식 외에 부실채권(NPL), 부동산 등에도 투자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번에 조성될 PEF는 '블라인드(blind) 펀드' 형태로 투자 기업이 정해져 있지는 않다. 다만 펀드 자금을 어려움에 빠진 기업 구조조정 차원의 M&A에 활용하겠다는 큰 틀에서의 계획은 마련된 상태다. 1차 펀드 결성 후 시장 상황을 봐가며 규모를 늘려 추가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해 M&A 활성화를 통한 기업 구조조정 확대 계획을 발표하면서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과 채권은행, 연기금 등이 출자하는 1조원 규모 기업 정상화 촉진 M&A 지원펀드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산업은행이 펀드 운용사(GP) 역할을 맡으면서 동시에 펀드 전체 자금의 60% 이상을 후순위로 출자해 투자기업 안정성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복안도 세웠다. 향후 추가 조성될 펀드에서는 산업은행의 후순위 출자 비중을 점차 줄여 나갈 예정이다.

다만 산업은행은 1차 결성될 펀드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단독 활동에 나서기보다는 국내 중견·대기업 등 전략적투자자(SI)들과 손잡고 기업 구조조정 활동에 참여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이미 지난해 동부그룹 지원 목적으로 'KDB시그마기업재무안정PEF'를 결성해 1100억원에 인수한 동부특수강 지분 100%를 현대제철 컨소시엄에 매각해 투자금을 성공적으로 회수한 사례가 있다. 당시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동부제철의 동부특수강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할 것을 우려해 일단 '언-아웃 기법(매각차액 사후정산)'으로 회사를 신속히 인수했다가 다시 매각해 1500억원 규모 매각 차익을 동부제철 몫으로 돌려줘 주목받았다.
[강두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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