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보고서 없애고 임원에 직접 전화해라"
입력 2015-05-01 17:37  | 수정 2015-05-01 19:57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회사 내부 소통을 증진시키기 위해 '심플리케이션(단순화·Simplication) 2.0'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를 위해 쓸데없는 보고 관행을 없애자는 취지로 '종이 제로'를 선포했다. 상사와 직접 전화나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받자는 의미의 '다이렉트 콜'도 화두로 던졌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최근 전사적 차원에서 '종이 제로'와 '다이렉트 콜' 캠페인을 채택했다. 종이제로 캠페인은 형식적인 보고가 난무하는 것을 최대한 줄이자는 취지다. 정 사장이 직접 고른 화두 중 하나다.
하급자가 정형화된 종이 보고서를 상급자에게 올려 지적이 나오면 수정 보고서를 만들어 상급자에게 재차 올리는 구태의연한 관행을 뜯어고치자는 것이다. 처음부터 종이를 쓰지 말 것을 생각하고 일을 해야 일처리를 간소화할 수 있다는 정 사장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를 위해 일선 부서별로 종이 사용량을 정기적으로 검사해 현황을 정 사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내부 시스템을 만들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일선 부서장과 임원이 '종이 제로' 캠페인 이후 보고서 만들기를 최소화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며 "정확하고 빠른 의사소통을 위해 대부분 업무 지시를 구두로 하는 문화가 생겼다"고 전했다.

'종이 제로'와 함께 들고 나온 '다이렉트 콜'도 같은 맥락이다. 궁금한 게 있으면 보고서를 올리지 말고 직접 전화나 이메일로 문의해 일을 처리하라는 얘기다. 임원 등 고위직급을 상대로 전화나 이메일로 문의하는 게 결례라는 문화가 사라져야 조직 소통지수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정 사장의 숨은 뜻이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단순화 1.0 프로젝트'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정 사장은 '제로 PPT·제로 야근·휴가 챙기기' 3대 화두를 내걸어 혁신을 주도했다. 파워포인트를 다듬느라 야근을 감내하며 쓰는 에너지를 생산적인 곳에 쓰자는 취지다. 휴가를 덜 보내는 부서장에게 정 사장 명의의 경고 메시지가 날아가기도 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정 사장은 가끔은 과감한 처방을 도입해야 잘못된 관행을 고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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