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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혈투에 다 쏟아낸 kt, 그래서 더 아팠다
입력 2015-05-01 06:01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원익 기자] 아프고 아픈 패배였다. kt위즈가 올 시즌 2번째 연장 승부서 1점차 석패를 당했다.
kt는 지난 4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정규시즌 경기를 연장 접전 끝에 3-4로 패했다. 9회까지 1-3으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던 흐름을 9회 동점을 만들고 극적인 연장승부를 끌고 간 것 까지는 좋았다.하지만 연장 11회 2사에서 이성민이 정진호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으면서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다 쏟아낸 패배이기에 더욱 아팠다. 이날 kt는 호투를 펼치던 선발 크리스 옥스프링을 92구만에 내리는 퀵후크(6이닝 이전에 3실점 이하의 투수를 내리는 것)를 감행했다. 이날 4회까지는 완벽했던 옥스프링이 5회부터 흔들리기 시작하자 6회 승부수를 꺼내든 것. 옥스프링의 최종 기록은 5⅔이닝 1실점이었다.
이어 마운드에 올라온 투수는 kt의 ‘최종병기 장시환이었다. 승리 요건을 만들기 어려운 최근의 kt이기에 시기와 상관없이 등판하고는 있지만, 단연 현재 불펜의 에이스다. 28일부터 이기는 상황이 되면 몇 회가 됐든 관계없이 바로 장시환을 투입하겠다”며 승리에 대한 의욕을 불태웠던 조범현 kt감독은 결국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것도 경기 중반에 바로 꺼내든 승부수였다. 하지만 결국 그 장시환이 7회 민병헌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kt는 역전을 당했다.
이후 심재민을 투입해 추가 실점을 막은 kt는 8회 엄상백을 마운드에 올렸다. 비록 확정 선발은 아니지만 지난 26일 선발로 나선 투수를 3일 휴식 이후 다시 등판시킨 것. 당시 엄상백은 63구만을 소화했기에 등판은 충분히 가능했다. 그렇지만 kt가 올 시즌 단 3승에 그치며 최근 연패의 수렁에 빠져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나왔을지 의문인 선택이었다. kt와 조 감독이 얼마나 승리에 목말라 있는지를 보여준 장면이기도 했다.
이후 kt는 9회 상대 실책과 안타 등을 묶어 동점을 만들고 연장 승부를 끌고 갔다. 하지만 결국 이창재와 이성민을 추가로 더 쓰고도 쓰린 1점 차 패배를 당했다. 이어질 NC와의 주말 3연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연장 혈투 끝 패배. 투수들을 많이 소진했다는 것에 더해 정신적으로도 상실감을 빨리 끊어내야 할 과제도 안게 됐다.
접전 상황 패배의 지긋지긋한 고리를 끊지 못했다는 것이 어쩌면 이날의 가장 쓰린 결과일 수 있다. 이날 전까지 kt는 5번의 1점 차 승부서 5전 전패를 당했다. 반면에 두산은 5경기서 3승2패로 승률6할을 기록 중이었다.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결국 kt는 1점 차 승부에서의 6번째 패배를 당했다. 유령처럼 선수단에 찾아본 패배의식보다 할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이 더 절실한 kt다.
kt에게는 다 쏟아부었기에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기에 더욱 아팠던 패배였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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