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회의사당·서울시청사 밝힌 ‘빛의 명장’
입력 2015-04-30 15:29 

제주도 섭지코지 앞 바다를 두 팔 벌려 감싸고 있는 듯한 형상의 휘닉스 아일랜드 리조트의 ‘글라스하우스. 이 건물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해 유명세를 탔다. 낮에는 제주도의 풍광에, 밤에는 어두컴컴한 바다를 배경으로 건물에서 나오는 은은한 빛의 매력에 빠지는 곳이기도 하다. 이 건물에 윤재훈 비투 대표는 아찔한 인연을 갖고 있다.
윤 대표는 글라스하우스 경관조명을 2008년 완공하고 천장 쪽의 조명을 점검하다가 높이 6m 아래로 떨어져 팔이 부러졌다”면서 지난해에 다시 가보니 건축가, 조명디자이너와 함께 기술적으로 잘 구현된 것 같아 다친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설립된 조명엔지니어링 기업 비투는 기존의 수동적이고 고정적인 조명환경에서 탈피해 환경에 따라 동적으로 변화하는 디지털 조명제어 솔루션을 추구한다. 비투가 설립된 당시만 해도 이러한 조명솔루션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윤 대표는 당시에는 센서를 통해 온·오프 정도만이 가능했고 지금처럼 사무공간의 환경에 따라 조명을 조절하거나 건물 에너지 절감차원에서 다양한 환경에 맞게 조절하는 엔지니어능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경남 진주에 완공된 LH 신사옥은 비투의 스마트 조명제어를 이용한 빌딩에너지 절감 솔루션을 적용한 대표 사례다. 비투의 솔루션은 시간과 장소의 조건에 맞게 빛의 양을 조절함으로써 에너지를 절감하고 특성에 맞는 조명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람이 공간에 있는 지 감지해 조명이 자동으로 온·오프되거나 광량이 조절되는 ‘재실 제어, 개별 제어 소프트웨어를 통해 개인의 데스크탑에서 조명 레벨을 조정할 수 있는 ‘개별 제어, 주변 자연 채광에 따라 조명 레벨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일광 하비스트, 피크 수요량을 낮추거나 에너지 소비를 감소시키는 ‘로드쉐딩(Load Shedding) 등 다양한 에너지 절감기능들이 있다.
윤 대표는 이 시스템을 통해 빌딩 전기 사용량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조명 에너지 비용을 최대 75%까지 절약할 수 있다”면서 비투의 가장 큰 강점은 조명을 사용자가 원하는 환경으로 손쉽게 구현할 수 있는 디지털 조명제어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점”라고 말했다.
비투는 2007년 인천국제공항 환승터미널에 대규모 디지털 조명제어 솔루션인 DALI(Digital Addressible Lighting Interface) 조명제어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비투의 인천공항 프로젝트 이전, 국내 대기업의 대형 사옥에 경쟁 업체에서 조명솔루션 설치를 시도했으나 실패하면서 DALI 조명솔루션 도입 자체에 회의적인 분위기가 강했기 때문이다. 이후 건축물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는 미디어 파사드에서도 강점을 보이며 여의도 국회의사당, 천안 갤러리아백화점, 영등포 타임스퀘어, 서울시청사 등 전국 주요 랜드 마크를 성공적으로 시공했다. 지난해는 6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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