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인 "5월 황금연휴 여행지 한국이 최고"…예약 동났다
입력 2015-04-29 16:53 

매일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 화장품을 쓰다 보니까 한국에 가고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상하이에 있는 여행사 시트립 예약센터에서 만난 여성 직장인 런위핑씨는 5월말 서울행 4박5일 여행상품을 막 예약하고 있었다. 이번 여행의 주된 테마는 쇼핑이다. 한국산 의류와 화장품을 싼값에 구매할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옆 테이블에선 자영업을 하는 조우양씨가 친구들 4명과 함께 서울여행을 가기 위해 상담을 받고 있었다. 여성 관광객들과 마찬가지로 이들의 관심도 쇼핑에 있다. 이틀은 가이드를 따라 롯데월드와 경복궁, 북촌 등을 둘러보지만 이틀은 자유일정으로 면세점과 백화점에서 보낼 계획이다.
내달 1~3일 노동절 연휴기간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중국 최대 여행사인 시트립의 스카이펑 퍼블릭 매니저는 노동절연휴 여행상품은 이미 오래전에 예약이 끝났다”며 연휴가 짧다보니 한국행 관광객이 가장 많고 태국과 일본이 그 다음”이라고 말했다.
시트립이 지난해 한국에 보낸 관광객은 모두 30만명. 시트립은 올해 이 수치가 50만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스카이펑 매니저는 해외로 떠나는 개인 자유여행이 올해들어 예약건수가 작년대비 50% 가까이 늘었다”며 한국행 관광객도 이와 비슷한 증가세”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씨트립은 1분기 실적목표치를 2월에 이미 초과 달성했다. 요즘엔 7,8월 휴가시즌 상품을 문의하는 고객들로 예약센터와 홈페이지가 마비될 지경이다.
중국인 한국여행 열기가 식지않는 이유는 2030세대 여성들의 쇼핑수요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여전히 중국에서 맹위를 떨치는 한류드라마와 한국산 화장품 덕분에 젊은 여성들의 서울 자유여행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시트립을 통한 서울행 자유여행 예약건수는 1분기 전년대비 두배로 증가했다. 여행객 증가는 한국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한국을 비롯해 10여개국가에서 올해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비자 유효기간을 연장하거나 비자면제 조치를 단행했다. 세계 여행업계 최고 VIP 중국인 관광객을 유혹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지난해 처음 1억명을 돌파한 중국인 해외여행은 올해 1억20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중국 여행사들도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상하이 홍차오공항 인근에 있는 시트립은 지난해 거래고객 2000만명, 영업이익 73억위안(약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무려 92억달러(약 10조원)로 중국은 물론 아시아 여행사 가운데 1위다. 따이닝 마케팅디렉터는 2020년까지 거래액 7000억위안(약 120조원) 달성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유지하는 데는 모바일혁명이 결정적이었다. 처음부터 온라인전문 여행사로 출범한 시트립은 현재 전체 예약의 40%가 모바일, 40%가 인터넷을 통해 들어온다. 모바일앱을 다운받은 소비자가 무려 6억명에 달해 몇년 뒤엔 전체 예약의 절반 이상이 스마트폰을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 여행은 폭풍성장중인 시트립에서도 주력 상품으로 분류된다. 요즘 한창 예약을 받고있는 여름휴가철 여행상품도 한국이 1위다. 여행을 다녀온 고객들을 조사해보면 한국 여행 만족도가 아주 높은 수준으로 나온다. 스카이펑 매니저는 쇼핑 목적으로 한국여행을 다녀온 젊은 여성들은 대부분 화장품과 의류 등 한국제품에 만족을 하고 다시 가고싶어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인 유커들이 한국여행에서 아쉬움을 나타내는 부분은 대중교통이다. 지하철과 버스 인프라가 잘 갖춰져있기는 하지만, 중국어 간체 표기가 부족해 이용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 스카이펑 매니저는 나도 서울여행을 가봤는데 중국인 이용측면에서 도쿄나 싱가폴은 물론 방콕보다 대중교통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대중교통뿐이 아니다. 음식점에서도 간체표기 메뉴판을 찾아보기 어렵다. 세금환급 프로세스에 대한 불만도 제기된다. 한국내 쇼핑액에 대한 세금환급을 받는 절차가 이웃 일본에 비해 까다롭다는 것이다.
한국 기차표 판매서비스를 준비중인 시트립은 여행지가 너무 적다고 아쉬움을 드러낸다. 틀에 박힌 서울 제주 부산 여행상품에서 벗어나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싶어도 마땅한 여행지가 없다는 것. 따이닝 디렉터는 골프, 스키 리조트를 비롯해 중국인에게 어필할 수 있는 관광지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중국 최대 여행사인 시트립이 한국 기차표를 판매하기 시작하면 지방도시 여행수요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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