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3살 이전 전신마취땐 언어·인지능력 ‘위협’
입력 2015-04-29 15:33 

전신마취에 쓰이는 약제가 아이의 학습능력 장애 및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같은 증상의 발생 위험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나이가 어릴수록 전신마취가 기억력과 공간인식 능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컬럼비아 의대는 3살 이전에 전신마취를 할 경우 언어구사 및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특히 추리 능력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같은 또래의 아이들보다 1.73배나 높다고 최근 밝혔다.
이에 앞서 자난해 9월 캘리포니아 대학은 한살이 되기 전 전신마취 경험이 있는 환아 28명을 대상으로 마취 경험이 없는 또래 같은 아이들과 기억능력을 비교한 연구를 진행했다. 먼저 다양한 테두리 색상과 위치가 다른 그림을 보여준 뒤 기억해 내는 실험을 실시한 결과, 마취 경험이 있는 아이들의 점수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20%나 낮았다. 또한 공간인식 테스트에서도 마취 경험이 있는 아이들의 점수가 21%나 떨어졌다.
이는 아이의 뇌가 한참 발달하는 상황에서 몇시간동안 전신마취를 하면 마취제가 뇌로 공급되는 산소를 막기 때문에 뇌 기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전신마취에는 대부분 흡입마취제와 아산화질소가 사용되는데 이들 제제는 두뇌의 산소결핍증을 일으켜 일시적 기억상실, 환각, 환청 등의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의 뇌는 시냅스(synapse)를 포함해 주요 신경회로들이 생성되는 시기여서 전신마취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시냅스는 수많은 신경세포끼리 정보를 교환하는 통로로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그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기 쉽다. 시냅스가 저하되면 뇌 기능이 전체적으로 위축,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일근 서울브레인신경과 원장은 어린이는 작은 수술이라도 참지 못하고 많이 움직이기 때문에 전신마취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전신마취는 분명 발육 상태의 뇌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그 위험성과 실효성 사이에서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한다”고 조언했다. 이 원장은 이어 생명을 다투는 수술은 어쩔 수 없겠지만 전신마취가 아닌 수면마취나 부분 마취로 대체가 가능한 진료는 전신마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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